"8개월간 350% 뛰었다"…비 올 일 없는 '비올' 주가
피부미용 의료기기 업체인 비올의 주가가 날로 치솟고 있다. 어느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 업체를 두고 "실적에 '비올' 날은 없다"고 평가했다. 진출 국가를 다변화해 비수기 없애면서 실적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 주가에 기여를 했다는 게 증권가 분석이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35분 현재 비올은 전일 대비 110원(1.5%) 내린 7210원에 거래 중이다. 이날은 소폭 조정을 받고 있지만 이 기업은 전일 4.42% 오른 7320원에 장을 끝냈다. 이날 주가는 한때 7410원까지 고점을 높이며, 장중, 종가 기준 모두 역대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비올의 주가는 작년 9월 30일 저점인 1635원을 기록한 뒤로 점층적으로 뛰었다. 기업인수목적회사인 IBKS제11호스팩과 합병해 2020년 11월 말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비올은 약 2년간 평지 수준의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3분기 실적이 발표되는 작년 4분기를 즈음해 주가 흐름은 완전히 반전됐다. 작년 저점 대비 전일 종가까지의 상승률은 무려 348%다.

호실적이 잇따르면서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확신으로 바뀌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비올은 상장 이후 코로나 19 등으로 수출이 지연돼 실적이 악영향을 받았지만, 2021년 하반기부터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면서 분위기를 되살렸다. 피부과 의료기기인 '실펌 X' 등을 북미 지역에 본격 수출하면서 관련 매출 비중을 확 늘린 영향이 컸다.

비올은 90%에 육박하는 매출액을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수출주도형 강소기업이다. 지난 1분기 기준 매출액 비중을 보면 해외 88%, 국내 12%로 집계됐다. 때문에 해외시장에서의 활약이 사실상 실적을 대변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비올 주가 1년 선차트. 이미지=네이버증권
비올 주가 1년 선차트. 이미지=네이버증권
탄탄한 해외 공급망 때문인지 호실적은 현재도 진행형이다. 회사는 작년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311억원을,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139% 늘어난 129억원을 기록했다. 미주와 아시아 지역에서의 호실적이 성장을 이끌었다. 올 1분기의 경우에도 매출액 95억원, 영업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 같은기간보다 86%, 226% 늘어난 수치다.

미용 의료기기는 성장주뿐 아니라 실적주의 성격도 갖고 있다. 또 산업 특성상 매출 성장이 본격화하면서 입소문 등으로 시술이 늘면, 고마진 소모품의 매출이 확대돼 이익이 더 가파르게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때문에 성과가 수치로 확인되는 시기부터 주가가 힘을 크게 받는 것이다. 동종 업체인 클래시스와 원텍도 수치로 성장성을 확인해 주가가 뛴 경우다. 원텍은 작년 9월 저점 대비 전일까지 310% 넘게 상승했다.

앞으로의 실적에 대한 전망도 밝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비올의 올해 연간 실적을 두고 매출액 477억원, 영업이익 2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미국과 아시아 등 주요 국가에 두루 진출해 있는 점이 강점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현재 핵심 제품인 실펌 X와 스칼렛 S가 미국에서 선전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부터는 기존 영국과 프랑스 이외에 스페인과 스웨덴 등 유럽 국가 진출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2021년 중국 시후안그룹과 '실펌X 독점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현재 CFDA 허가 막바지인 만큼 중국 진출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체주기가 짧아 일회성 성격을 지닌 소모품 비중이 높은 점도 긍정적이다. 스칼렛 S와 실펌 X 모두 소모품을 보유하고 있고, 전체 소모품 매출액 비중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7%, 25%, 29% 순으로 가파르게 늘었다.

심의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출국가 다변화가 잘 된 데다 고마진인 소모품 매출 비중이 크게 확대됐다. 일반적으로 소모품 매출 비중이 커지면 이익률도 동반해서 올라간다"며 "실적과 주가가 동반한다는 전제로 실적은 내년까지 승승장구할 예정이어서 지금 주가도 비싸지 않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