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란·최은영 원작 '어디로 가고…'·'그 여름' 개봉
아카데미외국어영화상 '굿바이'·두 여성 우정 그린 '이윽고 바다에…'
스크린에 펼쳐진 활자 속 세계…베스트셀러 원작 韓日영화 4편
한국과 일본에서 각각 베스트셀러에 등극했던 작품이 잇따라 영화로 만들어져 스크린에 펼쳐진다.

담백한 문체와 인간애가 돋보이는 소설가 김애란의 동명 단편을 뼈대로 한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는 다음 달 5일 관객을 찾는다.

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고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난 명지(박하선 분)와 같은 사고로 동생을 잃은 지은(정민주), 단짝 친구와 이별한 해수(문우진)가 만나 서로의 상처를 어루만지는 이야기다.

전석호와 김남희는 각각 명지의 남편 도경 역과 바르샤바에서 명지와 재회하는 대학 동창 현석 역을 맡았다.

'열세살, 수아'(2007),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2), '프랑스여자'(2020) 등 독창적인 예술 영화를 여러 차례 선보인 김희정 감독이 연출했다.

원작은 김애란이 '비행운'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소설집 '바깥은 여름'에 실린 7편의 소설 중 하나로, 제8회 구상문학상 젊은작가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그의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은 강동원·송혜교 주연의 '두근두근 내 인생'(2014)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스크린에 펼쳐진 활자 속 세계…베스트셀러 원작 韓日영화 4편
소수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는 소설가 최은영의 단편 '그 여름'은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해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개봉 직후 불과 90여개 스크린에서 5천여 명의 관객을 모아 예술영화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랐다.

갈색 눈동자를 지닌 평범한 여고생 이경이 고교 축구선수 수이를 만나 새로운 감정에 눈뜨게 되며 겪는 성장 로맨스다.

계절감이 느껴지는 작화와 섬세하게 표현된 두 소녀의 감정선이 특징이다.

선우정아, 김뜻돌, 브론즈, 미노이, 정우 등 싱어송라이터들의 서정적인 노래도 삽입됐다.

애니메이션 '마법이 돌아오는 날의 바다'(2022)로 선댄스영화제 단편 심사위원대상 후보에 올랐던 한지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원작은 제8회 문학동네 젊은작가상 수상작이자 2018년 베스트셀러가 된 소설집 '내게 무해한 사람'에 실린 작품 중 하나다.

스크린에 펼쳐진 활자 속 세계…베스트셀러 원작 韓日영화 4편
일본의 스테디셀러 에세이 '납관부 일기'를 바탕으로 한 '굿바이'는 오는 21일 재개봉한다.

2008년 처음 개봉한 이 영화는 도쿄에서 첼리스트로 활동하던 한 남자가 악단 해체 후 고향에 돌아가 납관부(장의사)로 일하게 되며 겪는 이야기를 그렸다.

날마다 시신과 마주하는 납관부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삶과 죽음이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비밀'(2002), '음양사' 시리즈로 유명한 다키타 요지로 감독이 연출했다.

이 영화는 일본 작품으로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았다.

원작은 1973년부터 장례지도회사에서 일한 아오키 신몬이 쓴 일기다.

1993년 첫 출간 이래 매년 재판을 거듭하며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스크린에 펼쳐진 활자 속 세계…베스트셀러 원작 韓日영화 4편
두 20대 여성의 애틋한 우정을 그린 일본 영화 '이윽고 바다에 닿다'는 최근 극장에 걸렸다.

여성 작가 아야세 마루가 쓴 동명 소설이 원작인 이 영화는 어느 날 갑자기 자취를 감춘 친구 스미레(하마베 미나미)의 흔적을 찾으려는 마나(기시이 유키노)의 시선을 따라간다.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을 받아들이지 못하던 마나가 스미레의 발자취를 좇아가며 점차 성숙해지는 과정을 그렸다.

연출을 맡은 나카가와 류타로 감독은 "두 사람의 우정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러브스토리라고 생각한다.

아픔이나 슬픔, 상실을 그리는 이야기이지만 두 사람이 닿는 시간의 순간을 잘라낸 청춘 영화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일본의 대표하는 두 배우의 만남도 눈길을 끈다.

하마베는 로맨스 영화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2017)로 존재감을 알린 후 각종 일본 매체가 선정하는 여배우 인기 랭킹에서 1∼2위를 다투는 스타다.

연기파 배우 기시이는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2022)에서 청각장애인 복서 케이코를 연기해 지난해 일본 아카데미시상식 등 각종 시상식·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