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명의 '장타왕' 탄생…최승빈, KPGA선수권서 우승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 또 한 명의 ‘장타왕’이 탄생했다. 주인공은 국내 최고(最古) 골프대회인 KPGA선수권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최승빈(22·사진)이다.

최승빈은 11일 경남 양산 에이원CC(파71·713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8개를 몰아치고 보기는 1개로 막아 7언더파 64타를 쳤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0타로 동갑내기 박준홍(22)을 1타 차로 뿌리쳤다. 이번 우승으로 최승빈은 상금 3억원과 코리안투어 5년 시드권을 따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최승빈은 사실상 ‘무명 골퍼’였다. 지난해 상금랭킹 69위(8986만원)로 겨우 시드를 유지하는 정도였다. 톱10 입상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 아너스 K·솔라고CC 한장상 인비테이셔널에서 기록한 공동 8위 한 번뿐이었다.

올해 시작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앞서 6개 대회에 출전해 골프존오픈에서 공동 5위를 기록한 게 최고 성적이었다. 나머지 다섯 번은 중하위권에 그쳤다. 상금(5359만원) 순위는 35위였다.

그런데도 골프업계가 올 들어 최승빈에게 주목한 건 장타력 때문이었다. 조금만 다듬으면 지난달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우승한 정찬민(24)처럼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최승빈의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지난해 평균 299야드에서 올 들어 322.3야드로 수직상승했다. 비거리 순위도 11위에서 정찬민(324.5야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최승빈은 이날 경기에서도 장타로 승부수를 띄웠다. 3번홀(파5)에서 330야드 장타로 첫 버디를 낚았고, 9번홀(파5)에서도 326야드 티샷으로 한 타를 줄였다.

최승빈은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실감나지 않는다”며 “반드시 버디를 잡아야 한다고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우승을 발판 삼아 더 멋진 선수가 되고 싶다”며 “목표로 삼은 미국 진출을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민수 김태호 이준석이 나란히 10언더파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지난 9일 62세5일의 나이로 자신이 갖고 있던 이 대회 ‘최고령 커트 통과’ 기록을 다시 쓴 김종덕은 합계 2오버파 공동 52위에 올랐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