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또…우크라 댐 폭파로 농산물 가격 급등 [원자재 포커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주요 댐 폭파
'흑해 곡물 협정' 관건인 암모니아 수출 전망도 난항




전쟁 국면이 다시 격화되면서 국제 농산물 가격이 급등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댐을 폭파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곡창지대 우크라이나는 주요 농산물 수출국 중 하나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밀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0.32% 상승한 부셸당 6.3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장중 한때 밀 가격은 4% 가량 급등했다. 옥수수 가격은 장중 한때 2%까지 뛰어올랐다가 현재 부셸당 6달러를 웃돌고 있다. 귀리도 0.73% 상승하는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이는 농산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주요 댐이 폭파돼 향후 농사에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란 예장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일 러시아군은 점령지인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의 카호프카댐을 폭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우크라이나군 남부 사령부는 페이스북에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 지역의 카호프카댐이 러시아군에 의해 폭파됐다"며 "파괴 규모, 방류된 물의 양과 유속, 침수 가능성이 있는 지역 등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현지 SNS에도 카호프카댐이 붕괴돼 강물이 빠른 속도로 범람하는 동영상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러시아가 또…우크라 댐 폭파로 농산물 가격 급등 [원자재 포커스]
여기에다 최근 러시아아 우크라이나 간의 '흑해 곡물 협정' 연장 문제가 다시 위기를 맞으면서 농산물 가격에 상향 압박이 되고 있다. 양국은 UN의 중재 하에 전쟁 국면 와중에도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국외로 무사히 수출될 수 있도록 흑해 곡물 협정을 한시적으로 맺은 바 있다. 이 협정을 연장하는 데에 러시아산 암모니아 수출 문제가 얽혀있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 이전 매년 전 세계 비료의 13%에 해당하는 약 5000만t을 생산·수출해왔던 비료 생산대국이기도 하다. 화학 비료의 원료로 쓰이는 암모니아의 생산과 수출량도 높은데, 전쟁 이후 암모니아 수출로가 막히자 흑해 곡물 협정을 연장하는 데 합의하는 조건으로 암모니아 수출 물꼬를 터달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러시아가 또…우크라 댐 폭파로 농산물 가격 급등 [원자재 포커스]
하지만 러시아산 암모니아를 나르는 우크라이나의 파이프라인이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손상됨에 따라 흑해 곡물 협정 현장 협상도 난항을 겪게 됐다. 이로 인해 밀 가격이 5거래일 연속 급등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농업 컨설팅 기업인 우크라그로컨설트는 "곡물 가격의 단기적인 영향은 카호프카댐 폭파로 인해 그간 강변에서 생산되고 있던 작물들과 농업 장비의 손상 규모가 될 것"이라며 "얼마나 많은 곡물이 썩고 있을지 모르겠지만, 장기적으로 극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라고 말했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에브게니아 슬렙소바 수석 경제학자는 "해당 지역 자체는 농사에 완전히 적합하지 않았지만 카호프카댐은 대부분의 헤르손, 자포리주 지역과 일부 미콜라이예프 지역의 관개수로에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며 "파괴로 인해 인근 지역의 식수, 토지 비옥도에도 영향을 미치고 각종 공장 폐쇄를 초래할 것"이라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