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월까지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34조원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부진과 부동산 거래 감소, 경기 하강 여파로 3대 세금인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가 모두 감소했다. 이대로면 5월부터 작년만큼 세금이 걷힌다고 해도 38조5000억원의 ‘세수 펑크’가 날 수 있다.

올 세수 38조원 '펑크' 위기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국세 수입은 134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조9000억원 감소했다. 4월 한 달에만 세수 결손이 10조원에 육박해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올 들어 4월까지 걷힌 법인세는 35조6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조8000억원(30.8%) 급감했다. 지난해 기업 실적이 악화한 여파다. 이대로라면 올해 법인세수는 90조원 안팎에 그칠 것으로 기재부는 추정했다. 올해 목표치(105조원)보다 15조원 적다.

올해 1~4월 소득세는 35조7000억원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8조9000억원(19.9%) 감소했는데, 감소분 중 7조2000억원이 양도소득세다. 작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택 매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8.9% 줄어드는 등 부동산 거래가 쪼그라든 영향이 크다.

부가가치세는 올 들어 4개월간 35조9000억원 걷혔다. 전년 동기 대비 3조8000억원 감소했다.

문제는 세수가 늘어날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정훈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양도소득세는 거래 두 달 뒤 신고하기 때문에 두 달 전 실적이 반영된다”며 “지난 3월 부동산 거래가 획기적으로 개선됐다는 지표가 없어 5월에도 양도소득세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해 국세 수입을 400조5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세입예산을 짰다. 지난해 걷힌 세금 395조9000억원보다 4조6000억원 늘어날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러나 지금 추세라면 5월 이후 국세가 지난해와 똑같이 걷히더라도 연간 세수는 세입예산보다 38조5000억원 부족해진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8조원)은 물론 이전 최대 세수결손을 기록한 2014년(10조9000억원)보다 훨씬 큰 세수 펑크가 불가피한 것이다. 세금이 걷히는 속도도 눈에 띄게 떨어졌다. 올해 4월까지 세수 목표치(400조5000억원) 대비 진도율은 33.5%에 그쳤다. 작년(42.4%)은 물론 최근 5년 평균(37.8%)을 밑돈다.

기재부는 추가경정예산 편성 가능성은 일축했다. 우선 세금 중 쓰지 않고 남은 돈(세계잉여금)과 각종 정부 기금에서 발생하는 여유 재원으로 세수 부족에 대응할 방침이다. 달라진 세수 상황을 반영해 세수 재추계 작업도 하고 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