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엔비디아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사람 보다 미리 예측했습니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월스트리트에서 만난 오기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이하 크래프트) APAC 대표(사진)는 “미국 기관들을 중심으로 AI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2016년에 설립된 AI 금융투자 솔루션 기업으로, 소프트뱅크로부터 1700억원을 투자 받으며 주목 받았다.
"엔비디아 급등, AI가 사람 보다 먼저 알았다"
이 회사가 개발한 AI ETF인 QRFT는 AI 펀드로는 세계 최초로 미국 최대 펀드 평가 회사인 모닝스타로부터 최고등급인 ‘별 다섯 개’를 획득했고, 가치주 ETF(NVQ)는 카테고리 내 수익률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미국의 투자운용사들과 헤지펀드, 국내 주요 은행과 운용사들에 투자 자문을 위한 AI 솔루션도 공급 중이다.

이날 크래프트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AI가 운용하는 ETF(티커 AIDB)를 상장시키고 오프닝 세레머니에 참여했다. AIDB는 시장의 하락 위험 신호가 감지되면 현금성 자산 비중을 최대 100%까지 늘려 하락 위험을 방어하는 ETF다. 하락 위험이 낮을 때는 주식 비중을 최대 100%까지 높여 수익률을 높인다. 오 대표는 “현금성 자산에만 투자해도 배당 수익률로 연 4% 가량이 나와 위험은 낮추고 수익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엔비디아 급등, AI가 사람 보다 먼저 알았다"
25일 뉴욕증시거래소에서 오프닝 벨 행사에 참여한 오기석 대표. 크래프트 제공

AI의 발달로 금융 투자 리스크를 점차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게 됐다는 게 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가 발생하기 한달 전인 2월 AI 솔루션이 해당 종목에 대해 이상 신호를 보냈다”며 “연초부터 은행주를 단 하나도 편입하지 않아 은행 위기 여파를 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투자 실패로 인한 손실시 이를 학습하기 때문에 점차 리스크를 줄이는 방향으로 시스템이 개발된다는 게 그의 얘기다.

시장에서 상승한 종목을 예측하는 능력도 강화됐다. 이 회사의 AI ETF(AMOM)는 경기 침체 우려가 가시화되던 3월에는 월마트 등 필수 소비재 관련 주식과 애플을 매수했다. 이달 초에는 애플을 돌연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고 엔비디아와 메타를 새로 편입했다. 이날 기준 메타와 엔비디아는 한달새 각각 20%, 40% 올랐다. 애플은 같은 기간 5% 오르는데 그쳤다. 엔비디아는 특히 지난 24일 시장의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실적과 향후 실적 전망치를 내놓으면서 하루만에 24% 가량 급등했다.

금융 투자 시장에서 AI의 역할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게 오 대표의 생각이다. 그는 “펀드매니저는 기존의 생각을 잘 바꾸지 않으려 하는 경향이 있는 반면, AI는 이상 신호가 발생하면 주저하지 않고 매수·매도를 한다”며 “투자 성향에 맞는 무궁무진한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고, 기관과 개인 투자자의 정보 격차를 줄여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이나 증권사의 PB(프라이빗뱅커)는 주요 고액 자산가에만 집중하고, 헤지펀드나 주요 기관은 먼저 취한 정보로 빠르게 움직인다”며 “AI가 보편화되면 금융 지식이나 자산이 부족한 개인 투자자들도 더 빠른 투자 판단을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욕=정소람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