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 年 5%대?"…34년째 꾸준히 수익 낸 '포트폴리오 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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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조원 육박하는 자산 굴리는 국내 최강 투자기관
대박보단 안정성 ...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
해외 주식 비중 1위는 북미 64% ... IT 비중 23% 가장 높아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0년까지 1755조원으로 늘어난다. 연금개혁을 통해 현행 9%인 보험료율이 높아질 경우 2000조원을 넘어서는 초거대 연기금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 시장에선 기금 규모가 클수록 좋은 정보가 모인다. 이젠 자산운용업계의 ‘대세’가 된 대체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국내 시장에 자리 잡게 한 것도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최근 관심을 갖고 투자 중인 운용사(GP) 지분 인수, 사모대출(PD), 산림 등 대체투자 자산군을 보면 글로벌 투자 강자들의 눈이 어디에 가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설립 이후 2022년까지 연평균 5.11%의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8.22%의 손실을 냈지만 호불황이 겹쳤던 직전 5년(2017~2021년) 평균수익률은 7.9%에 달했다. 유사 글로벌 연기금에 비해 짧은 기금 운용 경험과 부족한 인력 등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는 단기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참고해볼 만하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에서 수익성만큼 ‘안정성’을 중시한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2023~2027년 5년간의 목표수익률을 5.4%로 잡았다. 그리고 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로 포트폴리오를 짜기로 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2020년 이전까지 30%대에 머물던 해외 자산 비중을 2027년까지 6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대체투자 비중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계획이다.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국내 주식에 15%를 해외 주식에 40%를 배정했다. 채권은 국내가 20%, 해외가 10%다. 남은 15%를 차지하는 대체투자 가운데선 70~80%가 해외 투자로 구성돼 있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의 주력인 해외 주식(2022년 말 기준 240조원)에서 지역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북미(64.9%)다. 유럽(18.3%), 아시아태평양(9.6%), 일본(4.5%)이 뒤를 잇고 있다. 섹터별로는 정보기술(IT)이 23.1%로 가장 높고 헬스케어(13.3%), 금융(12.8%), 임의소비재(12.3%) 등이 상위권에 있다.
해외 투자·대체투자 확대 기조는 그간의 수익률 관점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22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국내 주식 5.22%, 해외 주식 8.50%, 국내 채권 3.33%, 해외 채권 3.24%, 대체투자 9.94%로 대체투자와 해외 주식이 다른 자산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는 6월 중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일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대책의 방점은 역시 해외 투자 및 대체투자 확대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업계에선 현재 55%, 30%, 15%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비중 가운데 중·고위험, 중·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적으로 5%포인트 이상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대박보단 안정성 ...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
해외 주식 비중 1위는 북미 64% ... IT 비중 23% 가장 높아
2017년 서울에서 전주로 이전한 뒤 매년 인력 유출 등 부정적인 뉴스가 끊이지 않고 있지만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최강의 투자기관으로 꼽힌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운용자산, 300여 명의 투자 전문가가 모인 이곳엔 매일 아침 세계 유수의 투자기관이 보내온 투자 제안서가 쌓인다. ‘이렇게 좋은 상품을 만들었으니 투자해달라’ ‘괜찮아 보이는 투자 건이 있는데 같이하자’는 제안이다.
지난 3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국민연금 제5차 재정계산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은 2040년까지 1755조원으로 늘어난다. 연금개혁을 통해 현행 9%인 보험료율이 높아질 경우 2000조원을 넘어서는 초거대 연기금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투자 시장에선 기금 규모가 클수록 좋은 정보가 모인다. 이젠 자산운용업계의 ‘대세’가 된 대체투자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를 국내 시장에 자리 잡게 한 것도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이 최근 관심을 갖고 투자 중인 운용사(GP) 지분 인수, 사모대출(PD), 산림 등 대체투자 자산군을 보면 글로벌 투자 강자들의 눈이 어디에 가 있는지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국민연금은 1988년 설립 이후 2022년까지 연평균 5.11%의 수익률을 냈다. 지난해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여파로 주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며 -8.22%의 손실을 냈지만 호불황이 겹쳤던 직전 5년(2017~2021년) 평균수익률은 7.9%에 달했다. 유사 글로벌 연기금에 비해 짧은 기금 운용 경험과 부족한 인력 등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는 단기 ‘대박’을 노리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을 확보하려는 투자자들이 참고해볼 만하다. 국민연금은 기금 운용에서 수익성만큼 ‘안정성’을 중시한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2023~2027년 5년간의 목표수익률을 5.4%로 잡았다. 그리고 이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주식 55%, 채권 30%, 대체투자 15%로 포트폴리오를 짜기로 했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2020년 이전까지 30%대에 머물던 해외 자산 비중을 2027년까지 60%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대체투자 비중도 점진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것이 국민연금의 계획이다. 전체 운용자산 가운데 국내 주식에 15%를 해외 주식에 40%를 배정했다. 채권은 국내가 20%, 해외가 10%다. 남은 15%를 차지하는 대체투자 가운데선 70~80%가 해외 투자로 구성돼 있다. 국민연금 해외 투자의 주력인 해외 주식(2022년 말 기준 240조원)에서 지역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북미(64.9%)다. 유럽(18.3%), 아시아태평양(9.6%), 일본(4.5%)이 뒤를 잇고 있다. 섹터별로는 정보기술(IT)이 23.1%로 가장 높고 헬스케어(13.3%), 금융(12.8%), 임의소비재(12.3%) 등이 상위권에 있다.
해외 투자·대체투자 확대 기조는 그간의 수익률 관점에서 당연한 선택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1988~2022년 누적 수익률은 각각 국내 주식 5.22%, 해외 주식 8.50%, 국내 채권 3.33%, 해외 채권 3.24%, 대체투자 9.94%로 대체투자와 해외 주식이 다른 자산군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다.
정부는 6월 중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높일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대책의 방점은 역시 해외 투자 및 대체투자 확대에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이야기다. 업계에선 현재 55%, 30%, 15%인 주식, 채권, 대체투자 비중 가운데 중·고위험, 중·고수익 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이 전체적으로 5%포인트 이상 상향 조정될 가능성을 제기한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