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노동자·유족 초청하던 흐름 바꿔…"사회적약자 배려해야" 지적도
27일 전국 사찰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포교 강조한 헌화
대한불교조계종은 부처님오신날인 27일 오전 10시 전국 사찰에서 봉축법요식을 일제히 봉행한다고 25일 밝혔다.

조계종 총본산인 서울 종로구 소재 조계사에서 열리는 봉축법요식에는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을 포함해 1만여명이 참석한다.

부처님의 뜻과 가르침을 널리 알리기 위해 종교를 초월한 문화축제 형태로 봉축법요식을 개최할 것이며 불교 외 타 종교인, 외국인, 사회 각 계층을 초청한다고 조계종은 강조했다.

법회나 불사가 열리는 장소를 깨끗이 하고 엄숙하게 하는 불교 전통 의식인 도량결계, 부처님 법의 공덕을 찬탄하기 위하여 향, 등, 꽃, 과일, 차, 쌀 등 여섯 가지 공양물을 올리는 육법공양, 북소리로 중생의 어리석음을 깨우치는 명고 의식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장년, 어르신 등 연령별 신자 10명을 봉축법요식 헌화자로 선정했다.

조계종은 "전법(傳法)의 뜻"을 드높이기 위한 것이며 "종교 인구 감소와 출가자 감소 등 종단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적극적인 포교를 통해 불교중흥을 이루어가자는 종단적 염원과 함께 모든 세대와 성별이 동등한 사회구성원으로 차별과 혐오 없는 평등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27일 전국 사찰서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포교 강조한 헌화
최근 약 10년간의 봉축법요식에서는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목숨을 잃은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 KTX 해고 승무원,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장,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유족 등 이른바 사회적 약자의 활동을 소개하며 헌화하도록 했는데 올해는 이와 달리 포교에 초점을 맞춰 헌화자를 선정한 것이다.

이에 대해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종단 내부 게시판에 최근 올린 글에서 "해마다 부처님오신날이면 사회적 약자를 공식 초청해 왔다"며 "너무 죄송스럽고, 면목이 없다.

(중략) 불교가 그들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면 누가 잡아주겠냐"고 유감을 표명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대한불교조계종지부는 "봉축 법요식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배려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고 최근 입장문을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