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삼성전자 등 외국 반도체 생산업체·연구기관 7곳 대표들과 만나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마이크론은 약 5조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18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이날 외국 반도체 생산업체·연구기관 7곳의 대표들과 만나 “범정부 차원에서 (외국 기업이) 대일 직접 투자를 한층 더 늘리게 하고,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면담에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와 한국의 삼성전자, 미국의 IBM·인텔·마이크론 테크놀로지·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종합반도체 연구소인 벨기에 IMEC(아이멕) 대표가 참석했다.

면담에 참석한 산제이 메흐로트라 마이크론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수년간 일본에 최대 5000억엔(약 5조원)을 투자해 히로시마 공장에서 차세대 반도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 또한 2000억엔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자사 히로시마 공장에 ASML의 최첨단 노광장비를 설치해 내년부터 1감마급 DRAM 반도체를 생산한다. 1감마는 10나노미터(㎚·1㎚는 10억분의 1m) 6세대급 기술이다. 이번 조치는 미국 정부의 대중국 제재로 어려움을 겪는 마이크론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일본 정부는 2027년까지 최첨단 2㎚ 반도체 생산 계획을 밝힌 자국 기업 라피더스에도 3300억엔을 지원한다. 고이케 아쓰요시 라피더스 사장은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AI)과 자동화 기술을 도입해 약 500명의 기술자로 양산 공정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이현일 기자/ 도쿄=정영효 특파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