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이혁과 롱티보 콩쿠르 공동 우승한 일본 연주자…첫 내한 독주회
내년 2월 일본서 임윤찬과 협연…"영감 주고받을 연주 기대돼"
'젊은 비르투오소' 카메이 "감동 전하는 피아니스트이고 싶어요"
'젊은 비르투오소', '차세대 피아니스트' 등으로 불리며 일본에서 촉망받는 피아노 연주자 마사야 카메이(22)가 한국을 처음 찾았다.

지난해 프랑스 롱티보 콩쿠르에서 한국의 피아니스트 이혁(23)과 공동 우승을 차지한 카메이는 난곡(難曲)들을 화려한 테크닉으로 거침없이 연주해 비르투오소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는 연주자로 꼽힌다.

비르투오소는 표현 기술이 탁월한 연주자를 일컫는 말이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15일 서울 금호아트홀연세에서 만난 카메이는 "비르투오소로서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그간 카메이가 콩쿠르, 음반, 공연에서 연주한 발라키레프의 '이슬라메이',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마제파' 등은 음표가 어지럽게 널려있는, 악보만 보더라도 연주하기 얼마나 어려울지 짐작게 하는 곡들이다.

이번 한국 공연에서 선보이는 프로그램도 '이슬라메이'를 비롯해 쇼팽의 '피아노를 위한 안단테 스피아나토와 화려한 대 폴로네즈', 라벨의 '밤의 가스파르', 리스트의 '노르마 회상' 등 초절정의 기교를 확인할 수 있는 곡들로 채워졌다.

카메이는 이 곡들을 들고 오는 18일 금호아트홀, 20일 통영국제음악당 무대에 선다.

이에 앞서 16일 연세대 미래캠퍼스에서 관객을 만났고, 17일에는 카이스트 본원에서 연주한다.

관객들이 환호와 박수갈채를 쏟아내는 곡들을 고른 카메이에게 비르투오소란 어떤 의미일까.

"비르투오소는 기교가 어려운 곡들을 완벽하게 연주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음악의 배경이나 음악에 담긴 메시지, 음악이 상기시키는 이미지를 모두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테크닉뿐만 아니라 곡에 담긴 음악성(감동)을 스스로 소화해 관객에게 전할 수 있어야 하지요.

"
그는 어려운 곡들을 잘 연주해 낸 뒤에 쾌감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악마적인 매력이 있다"며 "곡이 어려우니 연주할 때 더 몰입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재미를 크게 느끼는 것 같다"고 답했다.

'젊은 비르투오소' 카메이 "감동 전하는 피아니스트이고 싶어요"
카메이는 현재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피아니스트지만, 영재들이 밟는 정규 음악 교육과정을 밟지는 않았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일반 학교를 나왔고 고등학생이 돼서야 음악을 전공으로 선택했다.

추리하는 것을 좋아해 방 탈출 게임 설계 같은 일을 진로로 삼을까도 했다고 했다.

피아니스트로 진로를 확정한 것은 2019년 이후 여러 콩쿠르에서 잇따라 우승하면서다.

카메이는 "어렸을 때부터 피아노를 좋아하긴 했지만 피아니스트가 되려고 했던 것은 아니다.

피아노는 생활의 일부이자 당연한 존재라고 여겼다"며 "콩쿠르에서 입상하면서부터 '내가 피아니스트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 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긴 했지만, 전형적인 영재 교육 과정은 밟지 않았어요.

저는 오히려 이 점이 제가 가진 거친 매력이자 개성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인에 가까운 감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만큼 전달력이 더 좋지 않을까요? (웃음)"
카메이는 2025년 열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피아노 경연대회인 쇼팽 콩쿠르에도 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롱티보 콩쿠르와 마리아 카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준결승까지 올랐으니 좋은 성적을 기대할 법도 하다.

그는 "콩쿠르 우승이 목표라기보다는 공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참가했던 콩쿠르 역시 내게는 성장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준비 과정에서 계속 문제가 생기고 끝없이 연습해야 해서 힘들기도 했지만 콩쿠르가 시작되고 무대에 서면 그동안 해왔던 것들을 믿고 즐기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젊은 비르투오소' 카메이 "감동 전하는 피아니스트이고 싶어요"
해외 유학도 준비하고 있다.

악보만 보고서는 곡을 만들 때 작곡가가 어떤 감정이었을지 등의 배경지식을 이해하는데 한계가 있는데 유럽에서 유학하며 문화, 언어, 생활 등 감각적인 부분에서 음악에 대해 배우고 싶다고 했다.

세계 무대로 활동 반경을 넓히는 만큼 그는 각국의 또래 연주자들과의 교류에도 관심이 많다.

. 롱티보 콩쿠르에서 만났던 이혁,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 함께 참여했던 임윤찬 등 한국의 연주자들과의 만남도 기대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실제 내년 2월에는 일본 동경예술극장에서 'vs 시리즈- 2대의 피아노를 위한 콘서트'로 임윤찬과 함께 무대에 선다.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는 '두 천재의 만남'이라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공연이다.

두 사람은 나이대도 비슷한 데다 머리 스타일과 생김새가 비슷해 클래식계에서는 '닮은꼴'로 통하기도 한다.

카메이는 "지난해 12월 임윤찬이 일본에서 공연할 때 보러 갔다"며 "바흐, 리스트 등 여러 곡을 연주했는데, 음 하나하나에 엄청난 에너지가 느껴졌고, 연주를 모두 듣고 나니 한 편의 영화를 본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나와는 다른 색깔을 가진 피아니스트"라며 "내년 공연을 준비하며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연주하게 될 부분이 너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젊은 비르투오소' 카메이 "감동 전하는 피아니스트이고 싶어요"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