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간호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전국 간호사와 200여 개 간호대 학생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공포를 촉구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19일이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석자를 2만~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간호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12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렸다. 전국 간호사와 200여 개 간호대 학생들은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공포를 촉구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의 대통령 거부권 행사 시한은 오는 19일이다. 경찰은 이날 집회 참석자를 2만~2만5000명으로 추산했다.임대철 기자
“일방적 승자가 없는 협상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취임 한 달을 맞은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1일 국회 출입기자단과 가진 브라운백 미팅에서 “소수 여당으로서 한 달 동안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소수 여당으로서 겪는 고충과 내년 총선 전략, 간호법, 전세사기특별법 등 쟁점 법안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윤 원내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아직 합의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는 “오늘도 국회의장에게 대통령 재의요구권(거부권)과 상관없이 의료 협업체계를 복원시키기 위해서라도 양당 간 새로운 합의에 이르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했다”며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고 줄여나가는 게 본래 입법의 기능”이라고 했다.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내년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질문에 “표에 손해가 되더라도 전체적인 의료 시스템이 붕괴해서는 안 된다”며 “아직 (거부권 행사의) 최종 결론이 안 나왔지만, 정부와 여당은 책임감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 상황을 원만하게 합의하는 데 관심이 있지 재의요구권을 행사했을 경우 표에 얼마나 도움이 되고 이런 것은 계산 안 한다”고 덧붙였다.소수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느끼는 고충에 대해서도 토로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달 27일 민주당과 정의당 등 야권이 국회 본회의에서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한 것을 회상하며 “숫자가 많을 때 여당 원내대표를 했으면 좋았겠다는 등 오만 생각이 다 들었다”며 “강행 처리된 것을 기억하기도 싫다”고 털어놨다.여야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안과 관련해서는 “‘지원 대상이 제한적’이라는 민주당의 문제 제기를 수용해 요건을 완화했다”며 “민주당의 제안을 정부에서 검토할 시간이 필요해 늦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기료 인상에 대해서도 “조만간 가시적인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윤 원내대표는 국회의원 암호화폐 투자 전수조사에 대해선 “김남국 의원의 의혹 해소가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윤 원내대표가 밝힌 내년 총선 전략은 ‘외연 확장’이다. 그는 “수도권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결국 중도 외연 확장과 젊은 표심을 얻어야 한다”며 “진정성을 보이면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간호법 반대 투쟁에 참여하기 위해 오후 4시까지 단축 진료합니다.”3일 경기 성남시의 한 동네의원 문 앞에 이런 문구가 내걸렸다. 이날 수도권 곳곳에서 오후 시간에 병원을 찾은 환자들은 발길을 돌려야 했다.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등 13개 단체가 참여한 보건복지의료연대(의료연대)는 이날 연가투쟁과 단축 진료 등으로 부분파업에 들어갔다. 일부 병원에서는 진료 차질이 빚어졌다. 서울 신정동에 있는 한 가정의학과의원에서는 간호조무사들이 집회에 나서며 오후 진료와 수납을 원장이 혼자 맡았다. 원장이 진료로 자리를 비우자 텅 빈 접수데스크 앞에서 환자들이 접수하지 못하고 한참을 서성이기도 했다. 진료도 늦어졌다. 대기 환자가 10명을 넘기는 등 불편이 이어졌다.이날 병원을 찾은 안모씨(69)는 “접수하고 진료받는 데 30분 넘게 걸렸다”며 “간호법 갈등으로 진료에 차질이 생기는 게 싫다”고 했다.전국 곳곳에서 간호법에 반대하는 집회도 이어졌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집회엔 간호조무사, 응급구조사 등 3000여 명이 참석해 “간호사만 특혜 주는 간호사법 폐기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현장에 참석한 곽지연 간호조무사협회장은 “간호법이 제정되면 향후 간호조무학과를 졸업해도 간호조무사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며 “더 좋은 간호인력이 되겠다는데 간호사가 무슨 권한으로 이를 막느냐”고 토로했다. 장인호 임상병리사협회장도 “간호법으로 전문직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다”며 “의사와 간호사 간 갈등이 아니라 간호사와 전문직종 간 갈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은 4일 정부로 이송된다. 이후 대통령은 15일 안에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의료연대 측은 16일께 진행되는 국무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길 기대하고 있다. 17일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오현아/안정훈 기자 5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