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이어 핵융합 기술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민간 핵융합 에너지기업 헬리온과 5년 안에 핵융합 전기를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핵융합 발전과 관련한 최초의 민간기업 간 상업적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인공 태양’이라고도 불리는 핵융합 발전은 핵폐기물이나 탄소 배출이 없으면서도 무제한 발전이 가능하고 효율이 높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꿈의 에너지’로 평가받는다. 최근 기술 발전으로 상용화에 한 발짝 다가서자 실리콘밸리의 투자가 몰리기 시작했다. 세일즈포스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베니오프는 핵융합 기술을 성배(聖杯)와 유니콘에 빗대 표현했을 정도다.

핵융합에까지 손을 뻗은 MS의 거침없는 진격은 예사롭지 않다. MS는 한때 윈도의 성공에 취해 스마트폰, 검색엔진, 소셜미디어 등에서 거듭 뒷북을 치며 테크산업의 대표 자리에서 밀려났다. “MS는 죽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실리콘밸리에서 한물간 퇴물 취급을 받았다. 2014년 2월 사티아 나델라의 CEO 취임과 함께 MS의 환골탈태가 시작됐다. 10여 년간 비주류였던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확장하고 양자컴퓨팅, AI 등 신사업에 도전했다. 그 도전이 최근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차세대 생성형 AI 시장에선 구글을 앞섰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검색 제왕 구글을 따돌린 것이다. 지난해 4분기 MS의 클라우드 매출은 처음으로 아마존웹서비스(AWS)를 제쳤다.

빌 게이츠 MS 창업자는 “성공은 실패의 기반 위에서 탄생한다”고 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기업문화의 근간이자 재기의 원동력이 된 경영철학이다. 한국 기업들도 ‘무한 추구’ 정신으로 첨단기술 개발과 핵심 역량 확보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조직문화를 미래 지향적으로 전환하는 노력도 가속화해야 한다. MS처럼 덩치가 큰 기업이 이토록 빠른 속도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성과를 내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뀌는 경영 환경은 비즈니스 세계의 승자와 패자를 순식간에 가려낸다. 미리 준비하고 나아가지 않는 기업엔 미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