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장 사진으로 보는 해방전∼1980년대말 재중동포의 삶
카메라 보급으로 거의 시골사진관이 폐업한 상태에서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일대에서 사진관을 경영했던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등 여러 노력 끝에 사진들을 모았다.
증명사진은 물론, 결혼식이나 회갑 같은 가족 행사, 축제 같은 단체행사 등 사진관의 사진사가 찍은 사진부터 각종 자료사진, 그리고 류씨가 직접 찍은 사진까지 5만장에 이른다.
부부는 이들 사진을 정리해 지난해부터 '간도사진관' 시리즈를 시작했다.
첫 책 '동주의 시절'은 윤동주가 고향 북간도에서 쓴 20편의 시와 200여장 사진으로 구성됐다.
최근 출간된 '기억의 기록'(토향)은 '간도사진관'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해방 전부터 1980년대 말까지 조선족들이 아직 한국을 경험하지 못했던 시기의 삶을 보여주는 사진 170장을 모았다.
책에서는 개인의 기념사진을 주로 찍는 일반적인 사진관과는 달리 국영화되어 좀 더 폭넓은 영역에서 활동했던 중국 사진관 사진사들의 사진을 볼 수 있다.
저자들은 중국 색채가 드러나는 사진관 소품들, 컬러 사진이 보급되기 이전 흑백사진에 색을 칠했던 채색 사진, 인물 사진에 명승고적이나 풍경을 합성한 합성사진 등 당시 시대상을 반영한 사진들로 그 시대 생활상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낸다.
류씨는 책에서 "한국 사진사(寫眞史)라고 하면 해방 전까지 항일 운동이나 생활 모습, 해방 후의 우리나라 사진만 생각하는데 사실은 북한과 중국 조선족 사진사도 우리가 함께 품어야 할 범주라고 생각한다"며 "재중동포의 사진기록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삼분의 일의 우리 사진사를 찾는 일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160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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