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한복판서 4년 만에 벌어진 한·중 '면세대전' [송영찬의 신통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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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부터는 숨막히는 전쟁이 시작됐다. 컨벤션센터 1층과 지하 2층의 박람회장에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문을 닫을 때까지 브랜드사와 면세업체 간의 밀고 당기는 협상이 이뤄졌다. 박람회장서 만난 한 국내 면세업체 관계자는 “각 업체들이 서로 소개하고 유통사들과 어떻게 협력할지 미리 얘기할 수 있는 1년에 몇 안 되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최대 관심사는 中 해외여행 재개
4년 만에 재개된 면세박람회의 단연 화두는 빗장이 풀린 중국인 관광객(요우커)이었다. 첫날 컨퍼런스는 중국의 여행 수요와 중국 면세 업계 동향에 초점이 맞춰졌고 둘쨋날엔 ‘중국의 여행과 소비 트렌드’라는 별도의 워크샵까지 열렸다. 거기에다 중국의 물량 공세도 거셌다. 중국 국영 면세점그룹(CDFG)은 박람회에 가장 큰 액수를 후원했고 중국 하이난개발홀딩스와 스위스 듀프리 간의 합작사인 글로벌프리미엄면세점(GDF)이 첫날 오후 업체들 간의 네트워킹 세션을 후원했다.
스테파노 바론치 국제공항협회(ACI) 아·태본부 사무총장은 “지난해 12월 아·태 지역의 국제선 탑승객 수는 중국인들의 해외여행이 재개되지 않아 2019년 같은달과 비교해 49.9% 적었다”고 말했다. 실제 북미( -11%), 유럽(-14.2%), 중남미(-3.1%) 등 다른 지역들은 지난해 말 이미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80~90%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프레다 정 듀프리 아시아·태평양 최고경영자(CEO)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코로나19 이전처럼 여행에 나서지 않으며 유독 아·태 지역만 여행 시장의 회복이 더디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면세점 업체들은 인구 14억명의 탄탄한 내수시장만으로도 코로나19 이전의 수요를 회복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CDFG는 지난해 10월 하이난 섬에 세계 최대 규모인 28만㎡ 규모의 시내 면세점 ‘하이커우 국제 면세 시티’를 개관했다. 지난 2021년 GDF가 하이난 섬에 문을 연지 불과 1년 만이다.
中 의존도 낮추려는 국내 면세업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중국 따이궁(보따리상)’에 의존했던 국내 면세점 업체들은 정반대의 전략을 펼치고 있다. 기존에 인천국제공항과 한국인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공항 중심으로 사세를 확대하던 것에서 벗어나 아시아권 밖으로 나아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연내 멜버른공항점 외에도 임시형태로 운영 중인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을 정식 개장하고 베트남 하노이 시내점도 연다는 계획이다. 신라면세점도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공항 외에도 싱가포르 창이공항점을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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