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트라우마 완전히 떨쳐…세계선수권 기준기록 통과 기쁘다"
"팬들의 응원에 힘 얻었다…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우승 도전"
'두 번의 점프로 2m32' 우상혁 "괜찮다고 생각하니, 되더라"
'스마일 점퍼' 우상혁(27·용인시청)이 단 두 번의 점프로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인 2m32를 넘었다.

마음 한쪽에 남았던 '부상 후유증 우려'도 완전히 씻어냈다.

우상혁은 9일 경상북도 예천 스타디움에서 열린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남자 대학·일반부 높이뛰기 결선에서 2m32를 넘었다.

2m16을 1차 시기에 넘어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 선발전을 겸한 이번 대회 우승을 확정한 그는 2m32로 높인 바도 단 한 번의 시도에 넘었다.

이날까지 전 세계에서 실외 남자 높이뛰기 경기에서 2m32 이상을 뛴 선수는 주본 해리슨(미국)과 조엘 바덴(호주·이상 2m33), 우상혁 단 세 명뿐이다.

2월 14일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 2m24(2위), 5월 6일 도하 다이아몬드리그 2m27(2위)로 조금씩 동력을 키우던 우상혁은 세 번째 대회에서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2m32까지 끌어올렸다.

우상혁을 움츠러들게 했던 '심리적인 바'도 뛰어넘었다.

우상혁은 지난해 10월 발목과 발뒤꿈치 통증을 느꼈다.

신체적으로는 거의 회복했지만, 마음속에는 불안감이 남았다.

그는 도하 다이아몬드리그가 끝난 뒤 "가장 좋았을 때가 100이라면 90∼95까지 회복했다.

간헐적으로 불편함을 느낀다"며 "도하에서는 신체적인 것보다 심리적인 문제가 컸다.

도약을 위해 발을 구를 때 나도 모르게 조심스러워졌다"고 털어놨다.

예천에서 우상혁은 남은 불안감을 완전히 털어냈다.

'2m32 성공'은 우상혁이 정상적인 발 구름을 시작했다는 증거다.

우상혁은 "부상을 당했던 선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데 그걸 극복할 계기가 필요하다.

오늘 경기가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며 "벽에 막힌 느낌이 있었는데 그걸 깨뜨리게 해준 김도균 코치님께 감사하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괜찮다, 괜찮다'고 주문을 외면 다 극복하게 되더라"고 그의 별명처럼 환하게 웃었다.

경기력과 심리적인 안정감을 되찾고,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사실상 손에 넣은 우상혁은 "두 대회 모두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당차게 말했다.

'두 번의 점프로 2m32' 우상혁 "괜찮다고 생각하니, 되더라"
다음은 우상혁과의 일문일답이다.

-- 올 시즌 개인 최고인 2m32을 넘었다.

▲ (시차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자고 경기장에 나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2m16을 넘은 뒤, 코치님이 '2m32로 올리라'고 하셨다.

내가 그 정도를 뛸 수 있다는 믿음을 보이셨다.

코치님의 눈빛을 읽고서 나도 '될 것 같다'고 느꼈다.

사실 훈련 때에도 코치님이 갑자기 16㎝를 높이자고 하면 (너무 놀라서) '동공 지진'이 일어나는 데 오늘은 바가 낮아 보였고, 실제로 바를 넘었다.

정말 기분 좋다.

-- 부비동염 수술, 발목·발뒤꿈치 통증 등의 후유증을 모두 털어낼 계기가 된 걸까.

▲ 2m32를 뛰었으니, 다 깨뜨린 것 아닐까.

코치님이 항상 '실전보다 좋은 훈련은 없다'고 하신다.

도하 다이아몬드리그를 마치고 7일에 귀국해 오늘 또 경기했다.

걱정하시는 분도 있었지만, 나는 괜찮았다.

부상을 당했던 선수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는데 그걸 극복할 계기가 필요하다.

오늘 경기가 그런 계기가 된 것 같다.

벽에 막힌 느낌이 있었는데 그걸 깨뜨리게 해준 코치님께 감사하다.

마음가짐이 중요하다는 걸 또 한 번 배웠다.

'괜찮다, 괜찮다'고 주문을 외면 다 극복하게 되더라.
-- 2m32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이다.

▲ 2m32는 꽤 부담스러운 높이다.

세계선수권 기준기록을 빨리 깨야 2m33, 2m34, 2m35에 도전할 수 있다.

늦지 않게 기준기록을 통과해서 다행이다.

'두 번의 점프로 2m32' 우상혁 "괜찮다고 생각하니, 되더라"
--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펼친 현역 최고 바르심과의 시즌 첫 대결에서 승리했는데.
▲ 바르심뿐 아니라 장마르코 탬베리(이탈리아) 등 경쟁자들이 많다.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모두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

도하 다이아몬드리그에서 우승한 해리슨과는 친한 사이다.

지난해 후반기부터 해리슨의 기량이 올라와서 나도 기뻤다.

멀리뛰기를 병행하는 해리슨이 높이뛰기에 더 집중하면 더 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메이저대회에서는 내가 이겨야 하니, 다른 선수들을 분석하면서 내 능력치도 더 올릴 생각이다.

-- 팬클럽 현수막이 걸리고, 사인 요청하는 팬도 많았다.

▲ 팬클럽 회원들이 오셔서 정말 놀랐다.

팬들께서 응원해주시면 그만큼 힘이 난다.

응원해주시는 국내 팬들께 더 많이 뛰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부상 우려 등) 몇 가지 이유로 오늘은 단 두 번만 뛰었다.

더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오늘은 여기서 멈췄다.

-- 어르신들도 사인 요청을 하던데.
▲ '장하다.

내 아들 같다'고 말씀해주셔서, 제 할머니와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는 정말 높이뛰기를 사랑한다.

즐기는 모습을 팬들께서 좋게 봐주시는 것 같다.

또한, 용인시청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신다.

관계자분들께 '해냈습니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두 번의 점프로 2m32' 우상혁 "괜찮다고 생각하니, 되더라"
-- 내일 출국해 21일 일본에서 골든 그랑프리 대회에 출전한다.

▲ 올해 아시아실내육상선수권에서 일본 선수(아카마쓰 료이치)에게 패해 2위를 했다.

그랑프리 대회에 일본 선수가 많이 출전한다고 하는데, 내가 또 일본 무대에서는 잘 뛴다.

제대로 붙어서 이기고 싶다.

-- 이후 일정은.
▲ 골든 그랑프리가 끝난 뒤, 일본에 남아 훈련할 계획이다.

(한국시간으로 6월 3일에 열리는) 로마·피렌체 다이아몬드리그에 출전하고, 7월 방콕 아시아선수권에도 나간다.

8월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과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 우승에 도전하겠다.

-- 아시안게임에 3회 연속 출전한다.

▲ 금메달 따야 합니다.

(웃음) 5년 전 자카르타에서 은메달을 땄다.

즐기는 마음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도전하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