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해안경비정, 45m까지 근접해 대치
필리핀·중국, 외교수장 회동 1주일만에 남중국해서 또 신경전
필리핀과 중국의 외교 수장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완화하기 위해 만난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양국 간 갈등이 재연되고 있다.

29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필리핀 외교부는 전날 성명을 내고 최근 자국 해역인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에서 중국 해안경비정들이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지난 22일 순찰 중이던 우리 해양경비정과 대원들을 상대로 중국 함정 2척이 위협을 가했으며, 이중 한 척은 45m 떨어진 곳까지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함정은 상시적인 해상 순찰을 방해했다"고 비난하면서 "예기치 못한 사태를 촉발할 수 있는 행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필리핀 함정이 중국 해역을 침범했다고 맞섰다.

마오닝 대변인은 "필리핀은 중국의 영토 주권과 해상에서의 권리를 존중하라"고 입장을 밝혔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선 안쪽 90%가 자국 영해라고 고집하고 있지만, 지난 2016년 국제상설재판소(PCA)는 이 같은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입장을 고수해 필리핀을 비롯한 인근 국가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올해 2월 6일에도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에서 음식과 군용 물자 보급 작업을 지원하던 필리핀 선박을 향해 중국 함정이 레이저를 투사해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된 바 있다.

필리핀의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위치한 세컨드 토머스 암초 지역에는 필리핀 군 병력과 군함이 배치돼 있다.

필리핀·중국, 외교수장 회동 1주일만에 남중국해서 또 신경전
이런 가운데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22일 마닐라에서 엔리케 마날로 필리핀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간 갈등을 공조를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또 같은 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을 예방해 자국의 주권과 영토를 존중해달라고 입장을 전했다.

당시 친강의 필리핀 방문은 필리핀과 미국의 연례 합동 군사훈련인 '발리카탄'이 진행 중인 시점에 이뤄져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필리핀은 지난해 6월 마르코스 대통령 취임 이후 미국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마르코스는 다음 달 1일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만나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