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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 달갑지 않은 유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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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WALL STREET JOURNAL 칼럼
    Joseph C. Sternberg WSJ 칼럼니스트
    미국의 친환경 정책이 달갑지 않은 유럽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가장 표리부동한 미국 법 중 하나로 꼽힌다. 이런 IRA가 유럽에서 불편한 진실을 드러냈다는 건 참 역설적이다. IRA 효과가 좋다는 게 유럽의 불만이다. IRA의 혜택을 받기 위해 유럽 말고 미국에 더 투자하겠다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BMW와 폭스바겐,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이 뭔가 행동에 나서야 한다는 압박이 내부에서 거세지고 있다. EU는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 친환경 보조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2월 2500억유로 규모의 ‘그린딜 산업계획’을 발표했다.

    문제는 EU의 자금 부족이다. EU는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복구 기금 중 미사용분을 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게 EU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의 거의 전부다.

    IRA로 유럽 떠나 美로 가는 기업들

    유럽이 무역 전쟁을 시작할 가능성도 있다. IRA에 따르면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 등 일정한 조건을 충족해야 세액공제 혜택 대상이 된다. 이는 세계 무역 규칙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 EU가 세계무역기구(WTO)에 IRA를 제소하고,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건 시간 문제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예리한 유럽인들은 IRA로 우연히 드러난 진실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EU가 진심으로 기후 변화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면, EU는 친환경 산업에 보조금을 주겠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결정에 열광하는 게 마땅하다. 그동안 환경운동가들은 선진국의 탄소중립 전환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하다고 불평해 왔다. 이제 기축통화국(미국)이 나섰다. 탄소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EU가 재정·기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유럽이 미국의 역할을 긍정할 수 없다면, 이는 기후 변화에 대응한다는 구호가 오래전에 변질했다는 뜻일 것이다. 이제 핵심은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상대로 부추겨온 친환경 정책의 필요성과 정치인들이 그간 신경 쓰지 않았던 경제적 현실 사이의 괴리다.

    친환경 목표보다 보조금이 더 중요

    많은 유럽 유권자가 여전히 탄소중립 목표를 신뢰하고 있다. 그러나 탄소중립 목표 때문에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유럽의 산업 경쟁력이 훼손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독일 화학기업 바스프가 유럽에서의 생산 규모를 축소한 게 대표적 사례다. 유권자들은 이런 경제 상황을 원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책은 친환경 산업계가 얼마나 보조금과 같은 혜택에 예민하게 반응하는지 증명했고, EU가 예산을 책정하지 않으면 유럽의 녹색산업 기반이 소멸할 수 있다는 현실을 일깨웠다.

    과거에 유럽은 기업들이 탄소 배출 규제가 느슨한 나라로 이전하는 탄소 누출(carbon leakage) 문제를 걱정했다. 하지만 이제 유럽은 더 많은 친환경 보조금을 지급하는 다른 나라로 기업이 이동하는 ‘넷제로 누출(net-zero leakage)’을 우려하고 있다. 넷제로(탄소중립) 목표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 핵심은 탄소중립에 필요한 보조금을 마련하기 위해 납세자가 져야 할 부담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Europe Worries That America Fights Climate Change Too Much’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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