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방장관, 중국 장관 만나 "국경협정 위반" 비난
국경 문제로 수년째 갈등 중인 인도와 중국의 국방장관이 만나 긴장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27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언론과 로이터 등 외신 등에 따르면 라지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과 리상푸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장은 이날 뉴델리에서 양자 회담을 가졌다.

리 부장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국방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인도를 방문 중이다.

중국 국방부장이 인도를 방문한 것은 2020년 5월 라다크 지역 국경에서 양국 간 폭력 사태가 벌어진 뒤 처음이다.

싱 장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리 부장과 "인도·중국 국경 지역의 양국 관계에 대해 솔직히 논의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리 부장에게 인도와 중국의 관계는 국경에서의 평화가 전제돼야 한다고 분명히 전달했다"라며 국경에 대규모 군대를 배치하고 공격적인 행동을 하는 등 국경의 상황을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는 양국 간 협정 위반임을 지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의 국경 협정 위반은 양국 관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으며 기존 합의와 약속에 따라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리 부장은 "인접한 대국이자 중요한 개발도상국으로서 중국과 인도의 이익은 이견보다 훨씬 크다"며 "양국은 전면적이고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시각으로 양국 관계와 상호 발전을 바라보고, 공동으로 세계와 지역 평화·안정에 지혜와 힘을 기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경 문제를 양국 관계의 적당한 위치에 두고, 접경지 정세가 조기에 일상적 관리·통제 상태로 접어들도록 추동해야 한다"고 덧붙였다고 중국 국방부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공식 채널이 전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양국 군대 간의 협력을 제안했지만, 인도 측은 국경에서 평화가 있을 때만 가능한 일이라 말했다고 보도했다.

약 3천800㎞ 길이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도와 중국은 1962년 국경 문제로 전쟁까지 치렀지만, 국경선을 확정하지 못 해 실질 통제선(LAC)을 경계로 맞선 상태다.

양국 군은 2017년 인도 동북부 도카라에서 73일간 무력 대치를 했고 2020년에는 라다크 지역 국경에서 충돌, 양측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가 나오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