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에서 유인 우주선 달 착륙 후보지 탐색 등의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중국에서 불어오는 황사와 미세먼지를 우주에서 관측하는 ‘지구 북반구 대기질 분석 연구’도 미국과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메릴랜드주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에서 팜 멜로이 NASA 부국장을 만나 우주 탐사 및 과학 분야 협력 공동 의향서에 서명한다. 아르테미스와 관련한 협업이 의향서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번 협정 체결은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일정에 맞춰 계획됐다.

한국은 2021년 5월 아르테미스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발사한 달 궤도선 ‘다누리’에는 NASA가 개발한 섀도캠(그림자카메라)이 장착돼 있다. 다누리는 달 상공 약 100㎞를 하루 12번씩 공전하고 있다. 달 남극 영구 음영지역 등을 촬영 중이다. 분화구 벽에 가려 항상 그림자가 있는 영구 음영 지역에는 물이 얼음 형태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NASA는 다누리가 전송한 섀도캠 데이터를 분석해 2025년 아르테미스 3호의 최종 달 착륙 후보지를 선정할 예정이다.

지구 북반구의 대기 환경 오염도를 우주에서 측정하는 프로젝트도 미국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항우연이 2020년 2월 발사한 ‘천리안위성2B’에는 환경 모니터링 분광계(GEMS)가 달려 있다. 한반도 상공 3만6000㎞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의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달 발사한 인공위성 ‘인텔셋40E’을 통해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일대의 대기 오염 정도를 들여다보고 있다. NASA는 내년 3월 발사될 유럽항공우주국(ESA)의 유럽 지역 대기 관측 위성 ‘센티넬4’까지 연동해 지구 북반구 공기 질에 대한 종합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외에 한·미 양국은 우주 공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암흑물질에 관한 연구 등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 아르테미스

미국이 주도하는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다. 2025년 11월 아르테미스 3호를 발사해 4명의 우주비행사를 달에 보내는 게 핵심이다. 1972년 발사된 아폴로 17호 이후 50여 년 만의 도전으로 단기 과학 실험 중심이었던 아폴로 프로젝트와 구분되는 장기 프로젝트다.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는 것 등을 목표로 삼고 있다.

김진원 기자 jin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