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항구의 니쿠코짱!·피기
▲ 항구의 니쿠코짱! = 공복 상태에서 보게 되면 꽤 위험한 애니메이션이다.

프렌치토스트부터 소고기구이, 볶음 우동, 스파게티, 주먹밥까지 음식의 향연이 절로 입맛을 돋운다.

'해수의 아이'(2020)를 연출한 와타나베 아유무 감독의 신작인 이 영화는 음식을 잘하는 엄마 니쿠코짱과 딸 키쿠코의 성장 이야기다.

살던 곳을 떠나 항구의 작은 마을에 정착한 모녀는 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

외모는 물론이고 성격마저 딴판이다.

딱 하나 있는 공통점이 음식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키쿠코는 뚱뚱한 데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천진난만한 엄마가 부끄러울 때가 많다.

함께 마을에 나갈 때면 제발 학교 친구들과 마주치지 않기를 기도하기도 한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고, 평범한 날이 최고"라는 엄마의 말도 사춘기 소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영화는 두 사람의 사계절을 천천히 그리고 다정하게 짚는다.

다소 뻔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사춘기 때 으레 겪는 고민과 출생의 비밀, 모녀의 화해와 성장을 자연스럽게 담아냈다.

일본 애니메이션 특유의 따뜻한 색감과 세심한 배경 묘사를 보는 것도 또 다른 매력이다.

안시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에 공식 초청되고 일본 아카데미상 '올해의 애니메이션' 후보에 오르는 등 호평을 받았다.

오는 27일 개봉. 97분. 전체 관람가.

[새영화] 항구의 니쿠코짱!·피기
▲ 피기 = 스페인의 작은 마을에 사는 고등학생 사라(라우라 갈란 분)는 뚱뚱한 몸매 때문에 또래들의 놀림감이자 먹잇감이다.

부모가 운영하는 정육점 일까지 돕다 보니 사라의 별명은 자연스레 '돼지'가 됐다.

시간이 갈수록 아이들의 괴롭힘 수위는 점점 더 심해진다.

멋대로 사라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길을 걷는 사라를 차로 따라붙으며 "베이컨"이라 소리친다.

옷을 훔쳐 달아난 아이들 때문에 거의 알몸으로 길을 걷던 어느 날 그에게 복수의 기회가 찾아온다.

피투성이가 된 '학폭 가해자'들이 낯선 남자 손에 끌려 트럭에 실리는 모습을 본 것이다.

사라는 가해자들을 살릴 것인지 죽일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놓인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전'이란 설정은 그다지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다만 사라와 납치범의 로맨스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카를로타 페레다 감독은 자신의 동명 단편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만들었다.

미국 선댄스 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상영됐다.

오는 26일 개봉. 99분. 15세 관람가.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