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30일까지 5박7일 일정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양국은 이번 방미를 계기로 북한 핵 위협에 대한 확장억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NATO보다 강한 핵공유"…윤 대통령·바이든 확장억제 구체화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20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질 바이든 여사 초청으로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방미 이틀째인 25일 밤(이하 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친교 일정을 진행한다. 앞서 백악관은 양국 정상 부부가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26일에는 백악관에서 공식 환영식에 이어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다. 북핵 위협 고도화에 대응한 한·미 확장억제가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 차장은 “양국 간 확장억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작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확장억제의 방식은 전술핵 배치 등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식 핵 공유’와는 다른 형태가 될 전망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NATO는) 여러 나라에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돼 있어 외형상으로는 강력해 보이지만 모이는 횟수의 빈도와 협의의 깊이가 훨씬 약화해 있다”며 “지금 한·미가 마련하려는 것은 NATO처럼 한국 땅에 핵무기를 갖다 놓지는 않지만 협의의 깊이와 협력의 폭은 훨씬 더 깊고 강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담을 마친 뒤에는 바이든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빈 만찬이 진행된다. 다음날인 27일에는 미국 상·하원 합동의회 연설을 한다. 이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최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 뒤 미군 수뇌부로부터 정세 브리핑을 받을 계획이다.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28일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한다.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케네디스쿨)에서는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언급한 것을 두고 러시아에서 나온 반발과 관련, “러시아 당국이 일어나지 않는 일에 대해 코멘트한 것”이라며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할지는 향후 러시아의 행동에 달려 있다고 거꾸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측도 이날 “(대만해협 긴장 상황과 관련해)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은 절대 반대한다”는 윤 대통령의 로이터 인터뷰에 대해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우리 외교부는 “국제사회의 보편적 원칙을 언급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입에 담을 수 없는 발언을 했다”며 “국격을 의심하게 하는 심각한 외교적 결례”라고 했다. 파장이 이어지자 외교부는 이날 오후 늦게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