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파키스탄에서 중국의 경제적 진출에 따른 반중 감정이 커지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인도 방송인 NDTV는 18일(현지시간) 파키스탄과 중국의 '신경전' 사례를 소개하며 이같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파키스탄 최대 경제도시인 카라치의 경찰이 중국에 대한 자국의 전략적 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테러 공격을 막는다는 이유로 중국인들이 자주 찾는 레스토랑, 슈퍼마켓, 해산물 가공업체 등 일부 중국 사업체들을 최근 잠정적으로 폐쇄했다.

이런 조치는 중국 측이 악화하는 파키스탄내 치안 상황 때문에 조심하라고 자국민에게 조언한 이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주재 중국대사관의 영사부를 잠정적으로 폐쇄한 지 약 한 달만에 이뤄진 것이다.

파키스탄은 중국이 추진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핵심 국가이자 중국이 유일하게 '전천후 전략 협력 동반자 관계'를 맺을 정도로 특별한 관계를 유지해 온 나라다.

파키스탄 당국은 여러 차례에 걸친 중국의 요청과 경고에도 자국내 중국인 생명을 지키는 일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태도를 보여온 것으로 보인다고 NDTV는 전했다.

파키스탄서 중국의 경제 진출로 커지는 반중 감정
일각에서는 파키스탄 당국이 임박한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피하려고중국에서 빌린 막대한 규모의 차관을 갚지 않거나 상환 기한을 연장하고자 간접적인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또 파키스탄내 다양한 테러단체들이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와 관련된 중국인과 프로젝트들을 계속 노리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4월 카라치대 공자학원 부근에서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중국인 교사 3명과 파키스탄인 운전사 한 명이 사망했다.

NDTV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파키스탄에서 커지는 반중 감정을 지목했다.

파키스탄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중국이 상업 프로젝트, 광업 활동, 금융 투자 등을 통해 파키스탄 경제상황을 개선한다는 명목으로 서서히 자국 땅을 침범하고 있다고 의심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반중 감정을 지방이나 중앙 정부, 보안 기관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

그 결과 파키스탄 국가기관들이 자국 내 중국인 보호를 위해 충분한 보안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은 파키스탄 측에 반복적으로 우려를 제기했다.

일례로 친강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월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 파키스탄 외교장관에게 파키스탄내 중국인 보호를 위해 파키스탄 측이 강력한 보안 조치를 계속 취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NDTV는 중국이 CPEC를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지역에서 확대하려 함에 따라 역내 보안 유지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