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수입불가 판정 이후 23년 만에 국내 개봉
'극강의 10분' 소름 끼치는 공포…영화 '오디션'
아내와 사별한 아오야마는 아들을 홀로 키우며 작은 영화사를 운영하고 있다.

어느덧 성년이 돼가는 아들이 아빠에게 재혼을 권하자 아오야마는 친구이자 영화 프로듀서인 요시가와에게 재혼을 상의한다.

요시가와는 아오야마에게 영화 오디션 방식으로 재혼 상대를 찾아보자는 독특한 아이디어를 내고 둘은 수많은 지원자를 상대로 오디션을 진행한다.

하지만 아오야마의 눈은 이미 지원서를 통해 점찍어둔 아사미에 쏠려 있다.

클래식 발레를 전공한 데다 20대의 젊은 나이에 청초한 외모까지 갖춘 그에게 마음을 빼앗겨 버린 것이다.

아오야마는 오디션 이후 아사미에게 연락해 만나지만, 친구 요시가와는 아사미의 이력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며 적극적인 구애를 펴지 말라고 조언한다.

친구의 만류에도 아사미를 향한 늦사랑을 멈출 수 없고, 아오야마는 그녀에게 깊이 빠져들면서 이해할 수 없는 일들과 맞닥뜨리게 된다.

영화 '오디션'은 2000년 수입불가 판정을 받아 국내 개봉이 무산됐다가 23년 만에 한국 관객을 찾아온 일본 공포물이다.

'제이 호러'(J-Horror)를 표방한 작품은 이런 이력을 보여주듯이 예상을 뛰어넘는 소름 끼치는 공포를 선사한다.

'극강의 10분' 소름 끼치는 공포…영화 '오디션'
유머 코드를 더한 평범한 전반부는 기괴한 사건을 만나며 긴장감이 배가되고, 정체 모를 마대 자루가 방안에서 튀어 오르는 순간 불안감은 상상력을 지배한다.

검은 장갑을 낀 아사미가 뾰족한 바늘의 주사기를 들고서 묘한 미소를 짓는 장면에서 이 영화가 관객을 위해 준비한 '마지막 10분'이 시작된다.

짧지만 격렬한, 관객이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는 10분은 '오디션'이 왜 영화 '링'(1999)과 함께 제이 호러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아사미 역의 시이나 에이히는 '이영희'라는 이름을 가진 재일교포 3세다.

'오디션'을 통해 '호러퀸'에 등극했다는 평을 받는다.

배우 이전에는 패션 브랜드 모델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아오야마의 친구 요시가와는 영화 '곡성'(2016)으로 한국 팬들에게 친숙한 구니무라 준이 연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비교적 그의 젊은 시절 연기를 접할 수 있다.

연출은 미이케 다카시 감독이 맡았다.

극단적 폭력에 대한 과격한 묘사, 기이한 상상력을 담은 작품들을 내놓으며 전 세계 컬트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2004년 박찬욱, 프루트 챈 감독과 함께 '쓰리 몬스터'를 만들었고, 최근 정해인·고경표 주연의 '커넥트' 6부작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