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이익을 앞세운 은행권의 ‘실적 잔치’가 끝나가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 증가세가 꺾인 데다 정부의 금리 인하 압박으로 수익성도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 '이자 장사' 끝나가나…4대지주 순이익 소폭 감소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올해 1분기 합산 당기순이익(지배주주 순이익 기준) 예상치는 4조5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작년 1분기(4조5951억원)보다 1.18%(540억원) 줄어든 수치다.

‘리딩뱅크(1등 금융지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보다 순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KB금융의 순익은 지난해 1분기 1조453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조4053억원으로 3.29%(478억원),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조4004억원에서 1조3175억원으로 5.92%(829억원) 줄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하나·우리금융은 작년 1분기 일회성 비용에 따른 기저 효과 등으로 올 1분기 순익이 전년보다 소폭 늘어난 9024억원과 8392억원으로 추정된다.

금융지주 순이익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도 하락세로 돌아섰다. 4대 은행의 올 1분기 NIM은 평균 1.65% 수준으로, 작년 4분기(1.72%)보다 0.07%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증권업계에선 보고 있다.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은행권이 가계대출 금리 인하와 고금리 2금융권 대환대출 지원 등 수천억원 규모의 ‘상생 금융’ 지원안을 쏟아내면서 NIM을 끌어내렸다는 분석이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추가 충당금 적립도 부담이다. 4대 은행의 신규 연체율 평균은 지난해 1월 0.04%에서 올해 1월엔 0.08%까지 상승했다. 앞으로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자영업자에 대한 대출 만기 연장과 이자 상환 유예 등에 가려진 부실이 드러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