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동해시 구호동에서 지난달 8일 새벽 4시58분쯤 육군 원사 A씨가 몰던 차량이 축대를 들이받아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B씨가 숨졌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강원 동해시 구호동에서 지난달 8일 새벽 4시58분쯤 육군 원사 A씨가 몰던 차량이 축대를 들이받아 조수석에 타고 있던 아내 B씨가 숨졌다. 사진은 소방대원들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 동해시 구호동에서 육군 부사관의 교통사고로 아내가 숨진 사건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가 나왔다.

지난 7일 동해경찰서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소속 A원사(47)가 낸 교통사고로 숨진 아내 B씨(41)의 사인은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달 8일 새벽 4시58분쯤 동해시 구호동에서 싼타페 승용차를 몰다 축대 벽을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조수석에 타고 있던 B씨가 숨졌다. A씨도 다발성 골절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당시 B씨는 발목뼈가 피부를 뚫고 나올 정도로 심한 골절상을 입었다. 하지만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혈흔은 소량이었다. 수사 당국은 B씨가 살아있는 상태에서 사망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보고 범죄 의심 정황을 수사해 왔다.

사고 지점 인근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한 경찰은 A씨가 모포에 감싸진 상태의 B씨를 차에 태우는 모습을 확인했다. 그러나 차량에는 모포가 없었다. 경찰은 사고 장소와 떨어진 곳에서 A씨가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모포를 발견했다.

CCTV 영상에는 사고 직전 A씨 차량이 사고 지점 주변을 여러 차례 맴도는 모습도 찍혔다.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에서 경찰관들에게 "졸음운전을 하다가 사고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당시 A씨가 음주 상태가 아니었던 점, 사고 지점이 내리막길도 아니었던 점 등을 토대로 국과수에 B씨에 대한 부검을 의뢰했다. 국과수는 B씨의 사망원인을 '경부 압박'과 '다발성 손상'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