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율 하락·실언 반복에 "총선 장애요인 엄정 문책" 작심 경고
與 '기강잡기' 나선 김기현…'의원정수 축소' 국면전환도 시도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잇따른 당 지도부의 민심과 동떨어진 실언에 6일 공개 경고장을 날리면서 당 기강 잡기에 나섰다.

취임 한 달이 가까워지고 있지만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는커녕 최고위원들의 '릴레이 실언' 탓에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이 가속하는 점에 대한 수습 차원이다.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 회의에서 "최근 불미스러운 잡음으로 인해 우리 당의 개혁 의지가 퇴색되고 있는 것 같아 당 대표로서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스럽고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위해 장애요인이 되면 누구든지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장을 날렸다.

특히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 "비상 상황", "비장한 각오" 등의 강경한 표현도 나왔다.

김 대표는 특정인을 지목하지는 않았다.

공개회의 전 열리는 사전회의에서도 문제가 된 인사의 이름을 거론하거나 문책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김 대표의 경고 대상자가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우파 천하통일', '4·3 추념일 격 낮다' 등 발언을 한 김재원 최고위원과 '밥 한 공기 캠페인' 발언으로 문제가 된 조수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는 게 대체적인 해석이다.

여기에 홍천 산불 진화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골프 연습을 한 김진태 강원지사와 제천 산불이 나 주민 대피령이 내린 날 술자리에 참석한 김영환 충북지사 역시 경고 대상에 포함됐다는 말이 나왔다.

광역단체장의 일탈 역시 당 지지율에 적지 않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다.

與 '기강잡기' 나선 김기현…'의원정수 축소' 국면전환도 시도
김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러한 '작심 경고'에 더해 '의원 정수 축소'까지 꺼내 들었다.

내주인 10∼13일 나흘간 진행되는 국회 전원위원회 토론에서 현행 300석인 국회의원 정수를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를 두고도 지지율 하락 등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라는 해석이 나왔다.

국회의원 수를 줄여야 한다는 다수의 국민 여론에 호응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에서 나오는 의원정수 확대 주장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내놓는 것이 국면 전환용 카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일단 김 대표가 이날 내놓은 메시지에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친윤(친윤석열)계 한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가 앞으로 당내 문제 있는 언행들에 대해 강단 있게 접근할 것으로 보인다"며 "'김기현의 시간'인 총선 전까지 리더십을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선 김 대표가 독자적인 세력을 형성했다기보다는 친윤 주류의 압도적 지지에 힘입어 대표로 당선됐다는 점에서 여전히 리더십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각도 있다.

이준석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이상한 소리를 상쇄하고 넘어설 정도의 정책이나 메시지 능력을 보여주면 된다"며 "이상한 사람을 때려잡는 방법으로 가다가는 최고위원을 다 징계하고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적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