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원전 계속운전의 필요성을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회에서 정재준 부산대 교수(왼쪽부터),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정용훈 KAIST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5일 원전 계속운전의 필요성을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회에서 정재준 부산대 교수(왼쪽부터),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 정용훈 KAIST 교수가 토론하고 있다. /이슬기 기자
“계속운전 신청 적기를 놓친 원전 6기가 동시에 멈춰 선다고 가정하면 시간당 10억원의 손실이 예상됩니다. 에너지 위기 시대에 원전 계속운전은 필수입니다.”

이달 8일 고리원전 2호기 가동 중단을 앞두고 원전 계속운전의 필요성을 점검하는 전문가 좌담회가 에너지정보문화재단 주관으로 5일 대전에서 열렸다. 고리 2호기는 문재인 정부에서 제때 연장 운영 신청을 하지 않아 최소 2년간 가동이 중단된다. 지난 정부에서 연장 운영 신청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바람에 2026년 말까지 고리 2호기를 포함해 6기의 원전이 차례로 가동 중단될 가능성이 높다.

노동석 서울대 원자력정책센터 연구위원은 “계속운전 신청 적기를 놓친 원전이 6기인데 이들이 한꺼번에 가동 중단된다고 가정하면 한 해 최소 5조6000억원, 최대 10조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단순 계산하면 전기요금 부담이 지금보다 최대 10%가량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5년밖에 지속되지 않았는데도 되돌리려고 하니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정부가 장기적 안목으로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했다.

정용훈 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교수는 “고리 2호기를 태양광 발전이 대체하려면 부산 금정구 정도 면적에 전부 태양광 패널을 깔아야 한다”며 “친환경 시대에 화석연료 이용 확대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원전 외엔 대체재가 마땅치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사태를 겪은 일본에서도 우크라이나전쟁을 기점으로 원전 운전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며 “수출이 경제를 지탱하고 에너지 상당량을 수입하는 일본과 한국의 상황은 비슷하다”고 했다.

원전 계속운전 때마다 논란이 되는 안전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운전 기간이 오래된 원전일수록 더 안전했다고 설명했다. 정재준 부산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영구 정지된 고리 1호기는 가동 첫 2년간 불시 정지 이력이 29번이었는데, 가동 정지 직전 5년간은 불시 정지가 2번밖에 없었다”며 “운전 이력이 길어지면 그만큼 (해당 원전과 관련한) 경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더 안전하게 운전된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