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캐넌 전담 포수' 강민호 대신 마스크 쓰고 무실점투 이끌어
뷰캐넌과 처음 선발 배터리 이룬 김태군 "더 적극적으로 했다"
3명의 수준급 포수를 1군에서 활용하는 구단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는 포수끼리 확실하게 업무를 분담했다.

주전 포수 강민호는 데이비드 뷰캐넌-원태인과 배터리를 이루고, 김태군은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앨버트 수아레즈를 전담한다.

나머지 한 명인 김재성은 상황에 맞게 4·5선발 등판일에 포수 마스크를 쓴다.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와 치른 시범경기에서 이런 삼성의 '배터리 공식'이 깨졌다.

선발 투수 뷰캐넌이 선발로 등판한 경기에 김태군이 8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하고, 강민호는 5번 지명타자로 나선 것이다.

2020년부터 삼성에서 뛴 뷰캐넌이 김태군과 선발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건 이날이 처음이다.

김태군은 이러한 벤치의 결정에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해 더욱 집중해서 경기했다.

뷰캐넌과 처음 선발 배터리 이룬 김태군 "더 적극적으로 했다"
타석에서는 4타수 3안타에 2타점을 냈고, 포수로는 뷰캐넌과 좋은 호흡을 보여주며 5⅓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이끌었다.

삼성이 5-3으로 승리한 뒤 만난 김태군은 "뷰캐넌 선수랑 하게 돼서 재미있게 잘한 것 같은 경기"라며 "뷰캐넌 같은 투수를 5이닝, 6이닝 정도 던지게 하면 그게 재미있는 경기"라고 만족감을 보였다.

개막전 선발 등판 후보인 뷰캐넌은 사실상 시범경기 마지막 등판에서 77개의 공을 던져 점검을 마쳤다.

김태군은 "어떤 공이 좋다고 할 게 아니라, 자기가 던질 수 있는 에이플러스(A+) 급 구종을 구사했다.

타자 방망이가 나오게끔 (스트라이크존 모서리) 라인을 공략하도록 등판 전부터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뷰캐넌과 1회부터 서로 마주 보고 경기를 풀어간 것에 대해서는 "충분히 감독님에게 의도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더 적극적으로 했다.

분명한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뷰캐넌과 처음 선발 배터리 이룬 김태군 "더 적극적으로 했다"
지난해 삼성은 주전 포수 강민호가 95경기 714⅓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썼고, 김태군은 69경기 390이닝을 소화했다.

팀의 세 번째 포수 김재성은 26경기 171⅔이닝이다.

올해는 강민호의 체력 안배를 위해 수비 이닝에 변동이 있을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삼성의 '2번 포수' 김태군은 '3번 포수' 후배 김재성이 좋은 기량을 보여주는 게 자극제가 된다고 말한다.

그는 "밑에 후배가 치고 올라오기 때문에 한 자리에 머무르면 안 된다"며 "저도 위에 선배(강민호)가 있으니 치고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태군은 3회 2루타, 4회 3루타에 이어 8회에는 단타를 쳤다.

홈런만 나왔다면 시범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단타부터 홈런까지 모두 기록)를 할 뻔했다.

김태군은 농담처럼 "(홈런을 못 쳐서) 아쉽다"며 "좋은 타이밍에 안타가 나오면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는데, 오늘은 3안타나 나왔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