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적 대응…일할 수 있게 해달라" vs "문제 예산만 손댄 것"
시장과 대립각 남원시의회, 현안사업 예산 잇단 삭감 '논란'
전북 남원시의회가 현안 사업과 관련된 예산을 잇달아 뭉텅이로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최경식 시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터라 감정적 대응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남원시의회는 24일 폐회한 본회의에서 시가 제출한 추가경정예산 827억원 가운데 203억원을 삭감했다.

전체 예산의 4분의 1가량으로,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대규모 삭감이다.

삭감된 예산 항목도 최 시장이 신성장 동력사업으로 정하고 역점적으로 추진하는 것들이다.

드론레저스포츠 스타디움 건립비 100억원, 드론 홍보전시관 조성 부지 매입비 60억원, 경항공기 비행장 활성화 사업 부지 매입비 10억원 등이 전액 잘렸다.

시의회의 무더기 예산 삭감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말 본회의에서는 본예산 가운데 149억원을 깎아냈다.

당시에도 드론 항공산업 예산 22억원 가운데 17억원을 잘라내는 등 최 시장의 일부 역점사업 예산들이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최 시장 취임 직후인 작년 하반기의 추경에서는 전체의 40%가량인 518억원이 삭감되기도 했다.

시장과 대립각 남원시의회, 현안사업 예산 잇단 삭감 '논란'
이런 예산 삭감의 배경에는 최 시장에 대한 반감이 자리하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의회는 최 시장이 의회를 경시한다며 그동안 여러 경로로 시정을 촉구해왔다.

이번 본회의에서는 최 시장이 시의회의 조직개편안 부결 취지를 뭉개고 편법으로 인사를 단행했다며 융단 폭격을 퍼붓기도 했다.

집행부에서는 '지역 발전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세워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간부급 공무원은 "아무리 감정적으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공사 구분은 해야 한다"며 "예산을 무더기로 잘라내는 것은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회 관계자는 "감정적 대응이라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집행부가 최소한의 행정 절차도 밟지 않고 올린 예산 등만 손을 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최 시장이 시의회를 경시하고, 소통과 설득에 나서지 않은 데 대한 우려 목소리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건설적인 관계를 위해서는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