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만명 찾아온 車업계 디즈니랜드…독일 '아우토슈타트' 가보니 [현장+]
새 차 받으러 온가족 몰려오는 관광코스
호텔·카타워·전시관·교육관 등 즐길거리 가득
코로나19 이후 방문객 다시 기지개
직접 확인이 끝나면 불과 50m 거리에 있는 딜리버리센터까지 또 다시 지하 터널을 통해 차량이 옮겨진다. 차주는 이곳에서 발급받은 번호판을 직접 차량에 부착한 뒤 기념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폭스바겐 관계자는 "차주 본인과 가족들의 삶에서 폭스바겐과의 추억을 시작하는 곳"이라고 카 타워 취지를 설명했다. 고즈넉한 인공호수를 따라 걷다보면 아우토슈타트 중심부에는 폭스바겐 그룹포럼(Forum)과 피아자(Piazza)라는 장소가 있다. 폭스바겐이 지향하는 기업 가치와 방향성(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그룹포럼으로 들어서자 중앙 천장에 4t짜리 커다란 지구 모양 조형물이 설치돼있다. 고(故) 백남준의 제자이자 독일의 유명 미디어 아티스트인 잉고 귄터의 작품이다.
회사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지구의 일원으로서 지구적 문제를 고민하고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투명한 유리 바닥 아래에는 전 세계 차량 밀도와 교통 체증, 지역별 사망자 비율,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아로 죽는 아이들의 수치 등을 표시한 수십 개의 지구본이 자리했다.
포럼 내부로 들어서면 아이들을 위한 운전학교가 있다. 폭스바겐은 어린이용 자동차들을 이용해 운전과 교통안전에 대해 교육을 하고 면허증도 발급해준다. 2층에는 자동차 디자인 과정을 알려주고 방문객이 직접 자동차 디자인을 해보는 디자인 스튜디오와 폭스바겐이 추구하는 '지속가능성(탄소배출 제로)'에 대한 목표를 제시하는 전시 공간이 있다. 방문객들에게 자동차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아우토베르크(Autowerk)'도 자리했다. 폭스바겐의 전동화 플랫폼 'MEB'를 비롯해 현재 출시한 순수전기차 시리즈인 'ID 패밀리' 차량들 역시 둘러볼 수 있다. 그룹포럼을 나와 맞은편으로 나서자 '시간의 방'이라는 뜻의 '자이트하우스(Zeithaus)가 위치했다. 올드카부터 현 시대 슈퍼카까지 자동차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관이다. 폭스바겐 차량만 전시하는 게 아니라 롤스로이스, 페라리, 람보르기니, 메르세데스-벤츠, BMW의 클래식카들을 한 눈에 구경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아우토슈타트 곳곳에는 폭스바겐그룹 산하의 브랜드별 파빌리온(전시관 개념)이 있다. 각 파빌리온에는 폭스바겐그룹이 만드는 차량을 전시하고 방문객들이 직접 만져보거나 탑승할 수 있게 해 회사와 소비자들을 연결해주는 플랫폼 역할을 한다. 이밖에도 실외에서는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소형차 폴로, UP 전기차(E-UP) 등을 이용해 인스트럭터(강사)와 함께 각종 장애물 코스를 주행해볼 수 있는 체험시설도 갖췄다.
이곳에서 만난 아우토슈타트 직원들은 앞에 놓인 차가 자동차 역사에서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 애정을 담아 설명해주곤 했다. 아우토슈타트는 방문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콘텐츠를 계속 업데이트한다. 방문객 절반이 이곳을 다시 찾는 이유다. 아우토슈타트는 코로나19 이전까지 20년간 누적 방문객 수가 4000만명을 넘어섰다. 해외방문객 비율도 9%에 달한다.
볼프스부르크(독일)=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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