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 인권의 상징 5월 광장 할머니회 회장 "소녀상 꼭 설치될 것"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위안부란 단어는 일본 군대가 1932~1945년 사이 20만명에서 40만명에 이르는 여성을 납치하고 성노예로 삼은 피해자를 일컫는 말입니다"
'한국인 위안부 디아스포라' 사진전이 주아르헨티나한인회와 아르헨티나 5월 광장 할머니회 주관으로 14일(현지시간) 독재 시절 수많은 시민을 고문하고 살해했던 옛 해군사관학교가 위치했던 '기억의 박물관'이 위치한 엑스 에스마 부지의 '정체성의 집'(Casa de Identidad)에서 열렸다.

일본 정부측 '반대 공작'이 없었더라면 작년 11월 25일 '세계 여성폭력 추방의 날'에 맞춰 우리의 소녀상이 설치됐었을 장소이다.

한인회 회원, 한국인학교 교사, 아르헨티나 인권 단체 회원들, 아르헨티나 인권 관련 공무원들, 그리고 한인사회에 대한 논문을 준비 중인 학생 등 약 70여명 정도가 이날 열린 개막식에 참석했다.

작은 행사장 내부가 차면서 20명 이상은 밖에서 사회자의 설명을 들었다.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이번 전시회에 출품된 사진들은 일본인 사진작가 야지마 츠카사 씨의 작품들이다.

그는 한국 나눔의 집에서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을 기회 관리하고 있으며, 일본 제국주의 참상을 연구하고 알리는데 청년기를 바쳤다고 한다.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사진전에는 고향인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중국에 남아 생활하다 세상을 떠난 4명의 위안부인 고(故) 김의경, 박서운, 리수단, 박우득 할머니의 생전 일상 사진이 전시됐다.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에스텔라 데 카를로토 5월 광장 할머니회 회장이 "위안부 역사는 되풀이되어서도 절대 잊혀서는 안된다"라는 말로 연설을 마치자 청중은 박수를 보냈다.

소녀상이 언제 아르헨티나에 설치될 것인가를 묻는 연합뉴스에 에스텔라 회장은 "반드시 설치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대중들에게 위안부 역사를 알리는 계기가 되고 조금씩 조금씩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했다.

에스텔라 회장은 이번 전시회를 '도발'이라고 정의하기도 했다.

아르헨티나 인권의 상징인 5월 광장 할머니회가 역사적으로 상징성을 지닌 이 곳에서 이번 사진전을 주관한다는 것 자체가 소녀상 설치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소녀상 설치 문제를 둘러싼 일본 정부의 반대 공작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참석자 중 다니엘 아로요 현 정권 초대 사회개발 장관이자 현 하원의원이 보여 사진전 참석 이유를 묻자 5월 광장 할머니회 회장과 이번 전시회의 후원자인 전자회사 피보디 최도선 사장과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안부에 대해 들은 적이 없고 오늘 와서 알게 되어 매우 충격적이다"라면서 아들의 한국인 여자친구로부터도 따로 듣지는 못했다고 했다.

"위안부 아픈 역사 잊혀져선 안돼"…아르헨티나서 사진전
행사장에서 만난 아르헨티나 인권차관실 직원들도 같은 말을 했다.

빅토리아(31)와 밀레나(35)는 자칭 인권 전문가임에도 한국 위안부에 대해서 "오늘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이들은 그렇게 여러 국가의 많은 여성이 끌려가서 종군위안부 생활을 했었다는 사실이 충격적이었다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기를 원한다고 했다.

이번 전시회는 5월 31일까지 열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