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한국은행이 12일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관련해 “국내 금융·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4시간 모니터링’ 체제에 돌입했다.

기획재정부와 한은은 이날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함께 거시경제·금융현안 관련 정례 간담회를 열어 주말에 벌어진 미국 ‘SVB 사태’를 집중 점검했다. 정부는 회의 후 보도자료를 통해 “SVB의 유동성 위기가 은행 폐쇄로 확산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긴축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SVB 폐쇄가 국내외 금융시장과 실물경제에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관련 상황을 24시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경우 신속히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SVB 사태가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분위기다. 한은 관계자는 “리먼 사태와는 성격이 다르다”며 “은행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라기보다는 개별 기업의 리스크 관리 문제가 다른 기업 등에 전염될 가능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시각이 우세하다”고 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간담회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이 매주 일요일 여는 회의다. 이날 회의에 정부 측에선 추 부총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감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참석했다. 한은에선 해외 출장 중인 이창용 총재를 대신해 이승헌 부총재가 참석했다.

강진규/조미현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