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에서 한솥밥 먹는 절친, 도쿄돔에서 '미니 한일전'
[WBC] "유니폼 다르잖아"…'태극마크' 에드먼과 잠시 절교한 눗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서는 한국과 일본 야구대표팀에는 미국인이 한 명씩 있다.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수비 능력을 자랑하는 내야수 토미 에드먼은 태극마크를 달고 대회에 출전하고, 외야 거포 유망주 라스 눗바(이상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는 일장기를 품고 WBC에 나선다.

자신이 태어나지 않은 나라라도 부모 국적 가운데 한쪽을 선택해 출전할 수 있는 WBC 규정 덕분에 이들은 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세계 야구 축제'에 참가할 수 있었다.

에드먼의 어머니는 한국인이며, 눗바는 어머니가 일본인이다.

두 선수 모두 자기 뿌리를 잊지 않은 중간 이름을 지녔다.

에드먼의 중간 이름은 '현수'이며, 눗바는 '테일러타쓰지'를 쓴다.

소속팀 세인트루이스에서 절친한 친구로 지내는 이들은 잠시 우정을 접어두고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릴 WBC 조별리그 한국과 일본의 한일전을 기다린다.

눗바는 8일 열린 WBC 공식 기자회견에서 에드먼과 '임시 절교'를 선언했다.
[WBC] "유니폼 다르잖아"…'태극마크' 에드먼과 잠시 절교한 눗바
"에드먼은 나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동료지만, 여기서는 나와 다른 유니폼을 입는다"고 운을 뗀 눗바는 "(대회가 열리는) 이번 주에는 친구도, 팀 동료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2018년 세인트루이스에 입단해 2021년 빅리그에 데뷔한 눗바는 지난해 홈런 14개를 터트렸다.

타율은 0.228로 저조해도, 뛰어난 선구안으로 출루율은 0.340에 이른다.

눗바의 합류로 타선의 파괴력을 더한 일본은 WBC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힌다.

MLB닷컴이 진행한 대회 예측에서 전문가 11명 가운데 4명이 일본의 우승을 점쳤고, 11명 전원은 4강에 진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1명이고, 6명은 준결승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눗바는 "우리가 한국을 꺾을 것"이라며 "에드먼에게 나쁜 감정은 없어도 나는 일본 유니폼, 그는 한국 유니폼을 입었다"고 승리 의지를 다졌다.

빅리그에서는 아직 유망주인 눗바는 일본 대표팀 합류로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의 플레이를 가까이에서 지켜봐 행운이라고 말한다.

눗바는 "운 좋게 맨 앞줄에 앉아서 (오타니를 볼 수 있는) 팬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그를 볼 수 있는 건 놀라운 일"이라며 "괴물 같은 실력에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