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시 "건설 재검토해야" vs 남양주시 "착공 서둘러야"

경기 하남시와 남양주시가 한강을 가로질러 양쪽 지역을 연결하는 교량인 '수석대교' 건설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현장in] 한강 수석대교 건설 놓고 하남시-남양주시 갈등
9일 두 지자체에 따르면 갈등의 발단은 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토교통부는 2020년 12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지구의 광역교통망 대책의 일환으로 강동대교와 미사대교 사이에 새로운 한강 교량인 연장 1.3㎞의 수석대교 건설계획을 내놨다.

북쪽으로는 왕숙지구로 이어지는 수석동의 지방도 383호선과 접속하고, 남쪽으로는 올림대로(미사대로) 선동교차로에 붙이겠다는 것이다.

왕숙지구가 완공되면 서울로 출·퇴근하는 입주민들로 강변북로 체증이 가중되는 만큼 교통량을 한강 남쪽 올림픽대로 등으로 분산시킨다는 취지다.

사업비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왕숙지구 개발이익 3천225억원이 투입될 계획이다.

2024년 착공, 2028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그러나 하남시와 남양주시의 갈등으로 수석대교 건설은 답보상태다.

하남시는 "2기 신도시인 미사지구 주민들도 서울 진출입에 어려움이 많은데 수석대교 건설로 남양주지역 차량까지 하남으로 넘어오면 미사지구 일대 올림픽대로의 교통체증 악화는 불가피하다"며 반대한다.

2020년 6월 수석대교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온 이후 2021년 10월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노선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나왔고, 작년 2월엔 퇴계원~판교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확정 고시되는 등 주변 교통 여건이 건설계획 발표 당시와 달라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수석대교 건설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남시는 수석대교 건설 대신 수석대교 예정지에서 약 1.5㎞ 떨어진 강동대교를 좌우로 넓혀 확장하고 강동대교와 동일 선상의 한강 하부로 퇴계원~판교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 지하 구간을 건설하면 주변 교통량 분산에 효과가 클 것이라며 대안도 제시했다.

아울러 지하철 9호선 남양주 연장노선에 투입할 객차 편성을 6량에서 8량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장in] 한강 수석대교 건설 놓고 하남시-남양주시 갈등
하남 지역구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최종윤 의원도 건설 반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 의원은 최근 미사강변도시 주민 총연합회와 간담회에서 "퇴계원~판교 지하도로 개설계획 등으로 주변 교통 여건이 바뀌었다"며 수석대교 건설은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러나 남양주시는 수석대교는 왕숙지구(2026년 최초 입주 예정) 광역교통개선 대책으로 계획된 만큼 서둘러 착공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광덕 남양주시장은 지난달 16일 김요섭 LH 경기북부지역본부장을 만나 '선 교통, 후 입주'를 강조하며 "왕숙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이 2020년 12월 확정됐는데 수석대교 건설은 하남시의 협의 지연 등으로 답보 상태"라며 "수석대교 착공을 서둘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지하철 9호선 연장과 올림픽대로·지방도 383호선·경춘북로 확장 등을 신속하게 추진해 3기 신도시의 '선 교통, 후 입주'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선 수석대교의 차질 없는 신설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주시 관계자는 "하남시 반대로 도로 노선 지정 협의가 제대로 안 되고 있다"며 "국토부와 LH가 적극적으로 나서 하남시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