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실 드라이도 집에서"…'55만원' 다이슨, 또 진화 [정지은의 산업노트]
“모발을 건조하고 스타일링할 때 손상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기술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신기술을 장착한 헤어기기를 수시로 내놓겠다.”

윌 커 다이슨 헤어케어연구개발부문 제품개발 총괄(사진)은 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늘 똑같던 헤어기기 성능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게 목표”라며 이렇게 말했다. 영국 가전기업 다이슨은 미용실에서 드라이를 받듯 모발을 매끄럽게 정돈해주는 ‘플라이어웨이 스무더’ 노즐을 추가한 ‘슈퍼소닉 헤어드라이어’ 신제품을 이날 출시했다.

플라이어웨이 스무더는 헤어드라이어의 고속 기류를 제어해 코안다 효과를 발생시키는 노즐이다. 코안다 효과는 물체 표면 가까이에서 형성된 기류를 압력 차이로 물체 표면에 붙는 듯한 형태로 흐르게 한다. 커 총괄은 “헤어드라이어와 브러시를 양손으로 사용하면서 노즐 하나가 모발을 정돈해준다”며 “집에서도 손쉽게 드라이하고 싶어 하는 수요를 감안해 개발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새 노즐은 브러시 모발 정렬, 잔머리 정돈 등 두 가지 기능을 갖췄다. 커 총괄은 “2009년 ‘날개 없는 선풍기’에서 처음 적용한 코안다 효과 기술을 헤어기기로 옮겨왔다”며 “코안다 효과를 활용해 긴 머리를 들어 올린 뒤 바람으로 잔머리를 밀어내 감춰주는 식”이라고 했다.

그는 “보통 헤어기기는 과도하게 높은 열로 모발을 손상시키곤 한다”며 “열이 아니라 코안다 효과를 활용해 젖은 모발을 손상 없이 건조하면서 스타일을 구현하는 게 핵심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초당 40회 이상 바람 온도를 측정하고 제어하는 지능형 열 제어 시스템도 시스템도 탑재했다.

이런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노즐 표면 윤곽, 각도 조절까지 하나하나 신경 썼다고 그는 설명했다. 스타일링을 위한 최적의 공기 흐름과 코안다 효과 수준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커 총괄은 “모발 건강과 스타일링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혁신적인 헤어기기 기술을 위해 더 적극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 날개 없는 선풍기 등으로 유명한 다이슨은 요즘 뷰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부터 2026년까지 4년간 뷰티 사업 연구개발(R&D)에 5억파운드(약 8225억원)를 투자하고, 신제품 20개를 출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제품력이 좋으면 가격이 비싸도 지갑을 여는 소비자가 생겨난다는 게 다이슨의 경영 방침이다. 신제품 가격은 4만~5만원대인 테팔, 필립스 헤어드라이어의 10배가 넘는 54만9000원이다. 커 총괄은 “기존 헤어기기와는 확연히 다른 기술, 제품으로 승부를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