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부동산 거래에 대한 기획조사 결과 공인중개사를 통하지 않고 직거래 방식으로 이뤄진 불법의심거래 276건을 적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2021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이뤄진 아파트 직거래 중 이상 고·저가 매매, 특수관계인 거래 등 이상 거래로 선별한 802건이다. 이 중 34.4%(276건)가 편법증여, 명의신탁 등 불법의심거래였다. 국토부는 이들 사례를 국세청, 경찰청, 금융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탈루세액 징수와 대출금 회수, 과태료 부과 조치를 요청했다.

의심 거래 중 거래 신고 위반이 214건으로 가장 많았다. 특수관계자 간 직거래를 통한 편법 증여·차입금 거래 등 국세청 통보 건은 77건, 명의신탁 등 경찰청 통보 건이 19건, 대출용도 외 유용 등 금융위 통보 건은 18건이었다.

임대 기간 10년인 공공임대 아파트를 전대하다 분양전환 시기에 직거래로 전대 임차인에게 소유권을 이전한 사례도 있었다. 국토부는 공공임대아파트 임차권은 타인에게 전대할 수 없다는 공공주택특별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고 거래신고법 위반으로 지자체에도 통보했다. 공공주택특별법 위반 혐의가 확정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을 수 있다.
국토부, 불법 의심 '아파트 직거래' 276건 적발
20대 자녀가 아파트를 매입할 때 거래대금 전부를 부모에게서 조달받은 경우도 적발됐다. 20대 자녀가 부모 소유의 아파트를 17억5천만원에 매수하면서 부모로부터 증여받은 10억원과 부모를 임차인으로 하는 전세계약까지 체결한 경우다. 국토부는 지급능력이 없는 20대 자녀가 특수관계인 간 보증금 8억원을 이용해 거래대금 전부를 부모로부터 조달하는 등 탈세가 의심된다며 국세청에 통보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직거래를 편법증여나 명의신탁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거래 침체 속 시세를 왜곡해 시장 불안을 초래하는 부작용을 낳는다"며 "불법행위를 엄정히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해 9월 이후 아파트 직거래를 대상으로 다음 달부터 2차 기획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방서후기자 shb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