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달러 부활'에 치솟던 금값 하락…연중 최저치 근접 [원자재 포커스]
파죽지세로 치솟던 금값이 이달 들어 하락세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공포가 부활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자 금값이 약세로 돌아섰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4월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전거래일 대비 0.42% 내린 1842.5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월 말 고점에 비해 5% 이상 내려앉아 연중 최저치에 근접했다.

국제 금값은 지난해 10월부터 급등세를 탔다. 강달러 현상이 완화했기 때문이다. 달러는 안전자산으로서 금과 경쟁 관계인데다 금 가격이 달러로 표시돼 달러와 금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월27일 114포인트선까지 치솟으며 고점을 찍은 후 계속 하락해 1월 101포인트선까지 밀렸다.

하지만 1월 들어 강달러가 고개를 들었다. 미국 고용과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했고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마저 더딘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날 ICE달러지수는 전일보다 0.3%가량 오른 104.152 근방에서 거래됐다.
'킹달러 부활'에 치솟던 금값 하락…연중 최저치 근접 [원자재 포커스]
추가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에 달러가 오르자 금속 등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이날 미국 금리선물 시장은 Fed가 오는 3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24%로 반영하고 있다. 전장의 18%보다 높아졌다.

골드만삭스는 Fed가 예상보다 강한 경제 확장에 대응하기 위해 앞으로 3차례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달아 올려 총 0.7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했다.

얀 해치우스 골드만삭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성장 측면에서 최근 수치들이 예상보다 더 강했다. 1월 인플레이션 수치도 여전히 높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추세가 깨졌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Fed가 할 일이 아직 더 남았다는 생각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Fed가 올해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리고, 연내 금리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가장 높아졌다"고 했다.

헤지펀드 시빌라 글로벌 펀드의 로렌조 디 마티아 매니저는 "경기와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강해 최종 금리 전망치가 오르며 금값을 끌어내렸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