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정책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안철수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1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2차 정책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원권 강화와 공천 시스템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가 반환점에 접어들면서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안철수 후보는 “민주당의 이재명 호위부대를 심판하겠다”며 친이재명계 의원의 지역구에 ‘저격 공천’하겠다고 밝혔다. 국가지진센터를 방문해 재난안전 시스템을 점검한 김기현 후보는 ‘부동산 투기 의혹’과 ‘박근혜 탄핵 책임론’ 등을 두고 안 후보를 공격했다. 천하람 후보는 하루에만 경북 지역 전통시장 다섯 곳을 방문하는 강행군을 펼치며 ‘보수 텃밭’ 표심을 공략했다.

安 “책임당원이 비례대표 결정”

안 후보는 19일 국회에서 정책비전 발표회를 열고 “당원이 실질적인 당의 주인이 되도록 개혁하겠다”며 당원권 강화 방안과 공천 전략을 공개했다. 먼저 ‘혁신적 조기 공천’ 시스템을 도입해 경쟁력 있는 인사를 더불어민주당의 초선 강경파 모임 ‘처럼회’ 소속 의원 등 친이재명계 의원 지역구에 집중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수도권 지역에서 개혁 대상 민주당 현역 의원의 지역구 15~20곳을 선정하고 이곳에 경쟁력 있는 인사를 조기 공천해 민주당을 심판하겠다”며 “대상 지역은 최고위나 공관위와 논의해서 결정하겠지만 ‘처럼회’나 이재명 대표 범죄를 앞장서서 옹호·두둔하는 의원의 지역구가 1차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는 당원이 투표를 통해 직접 뽑을 수 있도록 ‘책임당원 선거인단’을 구성하겠다고 약속했다. 투표 결과로 공천관리위원회가 선정한 비례대표 후보의 순위를 결정하겠다는 구상이다. 안 후보는 “이를 통해 낙하산 공천이나 정실 공천 시비를 원천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거인단은 책임당원 중 무작위로 선정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8일 충북 청주에 있는 국민의힘 충북도당에서 열린 청주 서원구 핵심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가 지난 18일 충북 청주에 있는 국민의힘 충북도당에서 열린 청주 서원구 핵심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격해지는 金·安 네거티브 공방

지난 17일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비방전을 자제하라고 촉구했지만 김기현·안철수 후보 간 공방은 격렬한 네거티브전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울산 KTX 역세권 땅투기’ 의혹에 대해 “이번에 완전히 털고 대표가 되지 않는다면 (민주당이) 집중적으로 물어뜯어 내년 총선에서 이기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후보도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 사건의 재탕 삼탕이다. 생태탕도 유분수지, 이런 생태탕이 어디 있냐”고 받아쳤다. 이어 “(안 후보가) 민주당의 DNA를 가진 것 같다”며 “민주당 대표를 한 경력, 민주당과 오랫동안 교류해온 것 때문인지는 몰라도 ‘아니면 말고’ 식으로 덮어씌우는 것을 아주 능수능란하게 한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가 자신이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다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서도 “(탄핵 정국에서) 앞장서서 ‘박근혜 아웃’ 패널 들고 다닌 분이 갑자기 생뚱맞은 말씀을 하신다”고 반박했다.

천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 당심 잡기에 나섰다. 이날 동대구복합터미널 유세를 시작으로 영천 군위 의성 상주 문경 등 경북 지역 전통시장 다섯 곳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면서 네거티브전을 벌이는 김 후보와 안 후보를 싸잡아 비판했다. 천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지역을 다녀보면 두 후보가 치고받고 싸우는 게 너무 꼴 보기 싫다는 분이 많았다”며 “국민들의 삶과 미래 비전을 가지고 수준 높은 토론을 보여드리는 그런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