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남극점에서 생각 난 황도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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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남극점에서 생각 난 황도 캔](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AA.32644825.1.jpg)
모터 썰매는 장비를 내릴 때부터 바다에 빠져 무용지물이 됐고, 눈을 무서워하는 조랑말은 짐꾼이 아니라 짐이 된 탓에 모두 사살할 수밖에 없었다. 썰매 개도 제대로 다룰 줄 몰라 전부 잃은 뒤에는 사람이 짐을 끌고 다녀야 했다. 아문센팀보다 5주 뒤에야 남극점에 다다른 스콧 팀 선발대는 돌아오는 길에 동상과 극도의 체력 저하, 실명에 시달리다 모두 숨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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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과 근육통, 외로움 속에 매일 똑같은 음식까지, 그런 극한 상황에서 간절히 먹고 싶은 게 있었다는데 ‘황도 캔’이었다. 어르신들에게 ‘복숭아 칸즈메(간스메·통조림)’로 익숙한 황도 캔은 한때 병문안 필수품 중 하나였다가, 이제는 호프집 사이드 안줏거리 정도가 됐다.
사람이 극한 상황에 처하면 달콤한 게 당기는 것 같다. 작년 11월 경북 봉화 광산 매몰 사고 후 10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생존자가 가장 먹고 싶었다는 음식은 ‘콜라’였다. 외로움은 추억과 향수의 먹거리를 소환하기도 한다. 남극 기지 대원들의 애환을 코믹 터치한 일본 영화 ‘남극의 쉐프’의 하이라이트는 간수를 직접 만들어가며 라멘을 끓이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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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민 논설위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