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르트문트 이적하자마자 고환암 진단…4차례 항암치료·수술 이겨내
4경기 만에 뒤늦은 데뷔골…5-1 대승에 이바지
'고환암 투병' 축구선수 알레, '암의 날'에 짜릿한 복귀골
"암 투병 첫날부터 이 순간을 기다렸습니다.

"
고환암을 이겨내고 그라운드로 돌아온 독일 프로축구 도르트문트의 공격수 세바스티앵 알레(29)가 '세계 암의 날'에 복귀골을 쐈다.

알레는 4일(이하 현지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의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서 치러진 프라이부르크와 2022-2023시즌 분데스리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후반 6분 3-1을 만드는 헤더 득점을 올렸다.

하파엘 게헤이루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오랜만에 골맛을 본 알레는 높이 점프하며 허공에 주먹을 힘껏 내지르고 포효했다.

그라운드에 있던 대부분의 도르트문트 동료들이 그에게 다가가 축하했다.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이기도 한 알레가 무려 9개월 만에 기록한 득점이었다.

'고환암 투병' 축구선수 알레, '암의 날'에 짜릿한 복귀골
아약스(네덜란드)에서 뛰던 알레는 지난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도르트문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이 맨체스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하면서 그의 대체자로 도르트문트의 낙점을 받았다.

그런데 새 시즌에 대비해 훈련하던 중 구단 신체검사 결과 고환에서 종양이 발견됐다.

이어진 정밀 검사에서 종양이 악성인 것으로 나타났고, 결국 알레는 수술을 받게 됐다.

그라운드를 야생마처럼 누비던 20대 후반의 축구선수는 병상에서 두 차례 수술과 네 차례에 걸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고환암 투병' 축구선수 알레, '암의 날'에 짜릿한 복귀골
항암치료 영향인지 민머리로 지난해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석해 팬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했다.

알레는 암 투병을 마치고 지난달 22일 아우크스부르크와 리그 경기에서 그라운드로 복귀, 뒤늦은 도르트문트 데뷔전을 치렀다.

이어 마인츠와 경기에서 복귀 2경기 만에 도움으로 첫 공격포인트를 올리더니 이날 데뷔골까지 터뜨렸다.

알레는 경기 뒤 "골이 들어가나 경기장 전체가 활활 타오르는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면서 "행복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많은 골을 넣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고환암 투병' 축구선수 알레, '암의 날'에 짜릿한 복귀골
이날은 '세계 암의 날'이어서 감동은 더 크다.

고환암에 자칫 주전 공격수를 제대로 써 보지도 못하고 잃을 뻔했던 도르트문트 구단은 이날 센터서클에 고환암을 의미하는 혹을 그려 넣어 경각심을 일깨웠다.

구단은 트위터에 "고환암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읍시다!"라고 적었다.

도르트문트는 이날 알레의 활약에 힘입어 5-1 대승을 거뒀다.

알레가 복귀한 뒤 4연승을 달린 도르트문트는 3위(승점 37)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