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Barani Krishnan (바라니 크리쉬난)

바라니 크리쉬난은 1988년부터 신문사, 통신사 및 디지털 서비스사의 기자와 편집자를 하여 에너지시장 보도에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다.
(2023년 1월 31일 작성된 영문 기사의 번역본)
  • 러시아는 최저 가격으로 원유를 판매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에 원하는 바를 말했다.
  • 러시아의 상황은 주요7개국(G7)에서 제시한 60달러 가격상한제에 대응하기 힘들다는 것을 강조한다.
  • 새로운 가격상한제는 러시아의 우려를 더 키울 것이다.

원유 수출 쿼터를 둘러싼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악명 높은 세 번째 싸움이 다가오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이의 애정과 외교 관계가 전면적으로 드러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어떻게 그런 갈등이 나타날 수 있을지 궁금한 것도 당연하다.

지난 월요일에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에게 전화를 걸어 유가 안정 유지를 위한 러시아의 지원을 확인해 주었다. 그러나 같은 날 러시아는 자국 석유 수출업체가 어떤 가격에든 최대한 많은 원유를 판매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

최저가로 수출되는 러시아산 원유는 늘어나는 중이다. 표면적으로는 유일하게 러시아산 원유를 받아들일 수 있는 인도와 중국을 향하고 있는데, 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 사우디아람코(TADAWUL:2222)의 매출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아시아 최대 시장 역시 인도와 중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러시아산 원유는 사우디아라비아가 OPEC+ 산유국의 공급을 제한하려는 목표도 망치고 있다.

수요일에 개최되는 OPEC+ 회의에서는 12월에 합의된 생산량 목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OPEC+를 이끌고 있는 러시아도 (역설적인 상황이지만) 나머지 산유국에 원유시장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약속을 강조할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안심시키면서 값싼 원유를 인도와 중국으로 수출하는 러시아의 상황은 러시아가 주요7개국(G7)의 60달러 가격상한제에 대응하면서 OPEC+ 내 약속을 지키려고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준다.

러시아는 자국의 수출업체들에게 “서방에서 제시한 가격상한제 준수를 금지”한다고 분명히 전했지만 한편으로는 “러시아 정부가 원유 수출에 대한 하한선을 정하지는 않았다”고도 했다.

이에 장중 2% 정도 상승했던 유가는 마감 시 2% 하락했다.
WTI유 1시간봉 차트
WTI유 1시간봉 차트
뉴욕 소재 에너지 헤지펀드 어게인 캐피털(Again Capital)의 존 킬더프(John Kilduff)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러시아 정부의 메시지를 해석하자면, 서방 국가들의 가격상한제에 맞서면서도 석유기업들에게는 원유를 시장에 팔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할 수 있도록 뒷문을 열어 준 것이다.”


OPEC+ 내 협력


이런 상황은 OPEC+ 내 협력에 있어서는 심각한 문제다. OPEC+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최대한 수출량을 낮게 유지하면서 유가를 높게 유지하는 데 기반하고 있다.

미국 셰일오일 혁명이 최고조에 이르렀던 2015년 당시 배럴당 26달러로 떨어졌던 유가를 구조하기 위해 합심해 만들어진 OPEC+는 그동안 파트너십 유지가 쉽지만은 않았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끄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15개 산유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비OPEC 산유국 10개가 모여 OPEC+을 구성했고, 이후 2개 국가가 떨어져 나가면서 현재의 23개 산유국 모임이 완성되었다.

2019년 후반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로 돌아온 이후, 2020년 3월의 코로나 팬데믹은 OPEC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강력한 감산 필요성을 인식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생산량을 크게 줄이자고 제안했다. 그런데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가 더 낮은 유가도 수용할 수 있다며 망설였다.

화가 난 빈 살만 왕세자는 러시아뿐만 아니라 미국에 대해 유가 및 원유 생산 관련 전면전을 일으켰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이 끊임없는 셰일오일 공급을 통해 최대 생산국이 되면서 시장 파괴의 근본적 원인이 되었다고 생각했다. 2020년 3월에 미국은 사상 최고 수준인 일일 1,3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했다.

그러나 2020년 4월에 WTI유 가격이 마이너스 40달러로 깜짝 급락하자 휴전이 성립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중재자 역할을 했다. 그리고 단 2년이 지난 2022년 3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일주일이 지난 후 브렌트유 가격은 14년래 최고치인 140달러에 육박했고, WTI유 가격도 130달러를 넘어섰다.

2023년이 된 지금, 원유시장에는 수요 우려가 나타났다. 팬데믹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은행들이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하면서 미국 및 유럽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번 주 WTI유 가격은 80달러 아래로, 브렌트유 가격은 9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모든 희망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파리에 위치하고 있으며 보통은 유가 약세를 전망해 온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오랜 제재 이후 최근 코로나 제한조치를 종료한 중국을 중심으로 올해 글로벌 원유 소비는 사상 최고치에 이를 수도 있다고 전했다.
브렌트유 주간 차트
브렌트유 주간 차트

중국의 원유 수요


2주 전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적어도 중국이 소유한 대형유조선(VLCC) 4척이 러시아 우랄유를 중국으로 실어 나르고 있다. G7 가격상한제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보험, 운송 등 해상 서비스가 금지되면서 러시아는 원유 수출에 사용할 선박을 구하고 있다. 또한 로이터는 다른 1척의 슈퍼탱커선이 러시아산 원유를 인도로 수송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앞서 인도는 지난 12월에 러시아 우랄유 120억 배럴을 구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배나 많은 양이며 11월보다도 29% 많은 양이다. 12월 14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 판매되는 러시아 우랄유의 할인 가격(운송료 제외) 브렌트유보다 32~35달러 정도 낮은 수준이다.

또 다른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중국 역시 수요가 부진하고 정제마진이 적었던 12월에 러시아 ESPO유를 크게 할인된 가격에 구매했다. ESPO유는 러시아 극동 지역의 코즈미노(Kozmino) 항구에서 수출되며, 중국 정제업체들이 주요 클라이언트다.

그리고 지난 금요일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발틱해 항구에서 수출되는 러시아 원유량은 12월 대비 1월에 50% 증가했다. 12월에 러시아는 발틱해에서 470만 배럴의 우랄유와 카자흐스탄산(KEBCO) 원유를 선적했다. 1월 수출량 급등은 판매업체들이 아시아의 강력한 수요를 맞추고 상승하는 글로벌 에너지 가격으로부터 수혜를 입기 위해 물량을 실어냈기 때문이었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는 아시아행 아랍경질유의 가격을 인하해 러시아산 원유의 대폭 가격 인하 속에서도 경쟁력을 유지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의 수요가 늘어나 브렌트유 가격이 90달러 이상으로 올라서 중국와 인도의 정제업체에 판매하고 있는 우랄유의 수요 역시 오를 수 있을 때까지 값싼 원유 판매에 전념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을 것이다.

블루베이 애셋 매니지먼트(BlueBay Asset Management)의 전략가인 팀 애쉬(Tim Ash)는 푸틴 대통령이 국민소득의 6% 정도에 달하는 재정적자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추측한다. 그는 러시아의 경상수지 흑자가 대규모 자본도피 이후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의 키이우경제대학(Kyiv School of Economics) 보고서 작성에 참여했던 제이콥 넬(Jacob Nell)은 러시아의 탄화수소 수출 판매가 1,800억 달러로 이미 절반이 줄었다고 전했다. 그리고 그 수치보다 400억 달러가 더 줄어들 수 있고, 원유 판매도 66% 줄었으며 천연가스 판매도 33% 줄었다고 했다.

제이콥 넬은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경제는 더욱 위험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는 급락하고 인플레이션은 치솟을 수 있고, 이에 뱅크런이 나타나고 자본
도피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 러시아 정부는 금리를 대폭 인상하고 지출을 줄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로이터의 칼럼니스트인 휴고 딕슨(Hugo Dixon)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강력한 자본 통제 또는 화폐 주조 등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로 대응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조치는 행정부의 인기를 떨어뜨리고, 푸틴 정부를 약화시키며,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를 압박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러시아는 동결되지 않은 중앙은행 지급준비금의 일부를 매각해 낮은 에너지 수출로 인한 타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이 어떤 조치를 더 취할 수 있는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G7은 2월 5일부터 러시아산 정유제품에 대해 두 가지 새로운 가격상한제를 적용할 것이다.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러시아산 경유에 대해 배럴당 100달러, 중유(연료유)에 대해 배럴당 45달러 가격상한선을 적용하려고 한다.

유럽연합은 이미 12월부터 시작된 해상운송 러시아산 원유 금지에 더해 2월 5일부터 러시아에서 정제된 석유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자 하는 것이다.


결론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두 가지 가격상한제가 어떤 효과를 일으킬지는 아무도 모른다. 케플러(Kpler)의 원유 애널리스트인 빅토르 카토나(Viktor Katona)는 마켓 인사이더(Market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쪽이 되든 중국과 인도가 푸틴을 구조하려 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국와 인도는 해당 제품의 순수출국이기 때문에 추가로 수입할 필요는 없다.”

파격적 할인 가격 외에도 중국과 인도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는 이유는 원유를 정제해 유럽 등지에 되팔기 위해서다.

더파이낸셜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중국이 저 멀리 라트비아까지 정제제품을 수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미국이 정제 연료, 정제류, 원유, 석탄, 천연가스 등을 포함해 러시아산 에너지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지만, 인도 역시 공해를 통해 러시아산 원유를 가공한 연료를 뉴욕으로 수출할 수 있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에너지 및 유틸리티 전략가인 스티븐 엘리스(Stephen Ellis)는 러시아산 원유 금지는 결국 중국과 인도가 구매하고 싶은 어떤 공급처에서든 할인을 받을 수 있는 여지를 준다고 말했다.

엘리스는 가격상한제 대상인 러시아산 연료는 싱가포르나 아랍에미리트의 푸자이라에서 바이어를 찾을 수도 있고, 거기서 더 큰 아시아 시장을 향할 수도 있다고 덧붙었다.

또 러시아 제품은 서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로 향할 수도 있으며, 한편 유럽은 미국과 아시아에서 경유를 더 많이 수입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러시아는 정제제품을 줄이고, 대신 더 많은 원유를 인도와 중국에 수출하게 될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지금으로서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과 유럽의 경기침체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가 주는 희망에 의지하면서, IEA에서 제시한 대로 중국의 수요가 강력하게 살아나기를 기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OPEC+는 분명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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