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로 눌어붙고 곰팡이 핀 9200만원, 은행 가져갔더니…
#1. 서울에 사는 박 모 씨는 현금 9200만원을 별도로 보관하다가 습기 때문에 손상을 입었다. 5만원권 기준 1800여장에 달하는 지폐는 눌어붙었고 곰팡이도 폈다. 박 씨는 한국은행에 방문해 손상된 화폐를 전액 교환 받았다.

#2. 경북에 사는 권 모 씨는 자택에 불이 나면서 불에 탄 1169만5000원의 지폐를 한은을 통해 교환했다.

한은은 17일 지난해 폐기한 손상화폐가 4억1268만장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조6414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4억352만장) 대비 2.3%(915만장) 늘어난 수치다. 한은 관계자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은행권 환수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폐기된 물량을 낱장으로 길게 이으면 총길이는 5만2418km다. 경부고속도로(415km)를 약 63회 왕복한 거리에 해당한다. 총 높이는 12만9526m로 에베레스트산(8849m)의 15배, 롯데월드타워(555m)의 233배에 달한다.

습기로 눌어붙고 곰팡이 핀 9200만원, 은행 가져갔더니…
화폐 가운데 지폐 폐기량이 3억5671만장(2조6333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권종별로는 만원권이 1억9630만장으로, 전체 폐기량의 55%를 차지했다. 이어 1000원권(36.2%), 5000원권(6.3%), 5만원권(2.4%) 순이었다.

주화 폐기량은 전년보다 5.7% 감소한 5596만개로, 금액으로는 82억원에 달했다. 10원화(34.7%)가 가장 많았고, 100원화(33.8%), 500원화(20.6%), 50원화(10.9%) 순이었다.

화재나 수해 등으로 지폐가 손상돼 사용할 수 없을 때는 은행이나 한은 화폐교환 창구에서 바꾸면 된다. 지폐가 남아있는 면적이 4분의3 이상이어야 전액을 교환할 수 있다. 5분의2이상~4분의3미만이면 액면 금액의 반액으로 교환된다. 5분의2 미만이면 교환 대상이 아니다.

동전의 경우 손상되거나 기타 사유로 통용에 적합하지 않은 주화는 액면 금액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다만 모양을 알아보기 어렵거나 진위를 판별하기 어려운 주화는 교환이 불가능하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