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IPO 프리보드 시간입니다.

미국 식품의약국이 지난 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인 ‘레카네맙’을 신속승인했습니다.

하지만, 의료계와 바이오업계에서는 아두카누맙 승인때와 마찬가지로 약효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양재준 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레카네맙 치료제가 승인이 됐는데,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요?

<기자>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개발한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신속 승인을 받았는데, 부작용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먼저 퇴행성 뇌질환 질환을 정리하면, 크게 3가지로 치매와 파킨슨병, 루게릭병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치매는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파킨슨병 증상을 동반하는 루이소체 치매, 뇌졸중 등의 영향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로 나뉘고 있습니다.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을 비교해 보면, 아두카누맙은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시판후 추가 임상이라고 하는 ‘조건부 승인’을 받고 출시됐지만, 유럽 의약품청(EMA)으로부터 유효성과 안전성 문제로 승인받지 못했습니다.

레카네맙(레켐비)은 아두카누맙과 마찬가지로 심각한 뇌출혈과 뇌부종을 동반하는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을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또, 임상 기간동안 레카네맙 투약환자에서 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레카네맙 승인과 함께 투여 첫 14주간 ‘ARIA’ 관련 부작용을 모니터링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앞서 레카네맙의 부작용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실제 약의 효과는 어느 정도인가요?

<기자> 레카네맙의 유효성은 아두카누맙보다 다소 우위에 있다는 게 의료계의 설명입니다.

바이오젠과 에자이가 발표한 임상 데이터를 보면, 초기 증상 환자 1,800명을 대상으로 18개월간 실험한 결과 기억력과 판단력 등 저하가 5개월 정도 늦춰지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레카네맙을 투약한 환자들의 임상치매척도(CDR-SB) 개선 정도가 위약군에 비해 27% 높았던 반면, 앞서 언급한 ‘ARIA’ 부작용도 14% 나타났습니다.

앞서 아두카누맙의 ARIA 발생률이 41%였던 것과 비교하면 부작용이 많이 줄었습니다.

<앵커> 앞으로 상업화에 있어 넘어야 할 산이 많은 것 같은데, 관건은 무엇인가요?

<기자> 이제 관건은 미국 보험사들의 판단과 실제 처방권을 가지고 있는 의료계의 입장입니다.

아두카누맙은 미국 보험사 의약품에 등재되지 못하면서 사실상 상업화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분석들이 많습니다.

미국의 의료제도는 우리나라와 다른데, 미국의 경우 민간 보험사가 선호의약품 목록을 등재해 줘야 환자가 급여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레카네맙의 약값이 연간 3,300만원(26,500US달러)이라는 점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진단은 뇌스캔(PET)을 표준으로 한다는 점은 여전히 보험등재 여부에 있어서 어려운 부분이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마찬가지로 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유럽 의약품청(EMA)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레카네맙이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시장의 게임체인저가 되기 위해서는 이 2가지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에서 아두카누맙에 이어 레카네맙이 미국 식품의약국으로부터 승인을 받으면서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연구개발과 기술수출이 활발하다면서요?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이 아두카누맙을 승인하자 다국적 제약사들은 크게 술렁였다는 게 바이오업계의 설명입니다.

바이오업계 고위 관계자는 “아두카누맙이 승인되자 다국적 제약사들이 가능성이 있는 신약후보물질 찾기에 나섰다는 말들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달 미국 하원 위원회에서는 18개월 동안 조사를 통해 식품의약국과 바이오젠이 아두카누맙의 허가 과정에서 바이오젠과 부적절한 협력이 있었다는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속에서 GSK와 사노피, 릴리 등이 퇴행성 뇌질환 신약후보물질을 찾거나 연구개발 속도를 높였고, 미국 알렉터와 우리나라 에이비엘바이오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이뤄졌다는 분석들도 있었습니다.

<앵커> 글로벌 시장에서의 동향을 살펴 봤는데, 우리나라 바이오기업들의 움직임도 살펴보도록 하죠.

레카네맙이 승인되면서 퇴행성 뇌질환과 관련해 임상에 들어간 업체들도 주목받고 있는데, 어떤 기업들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나요?

<기자> 이번 레카네맙의 승인이 되면서 베타 아밀로이드에 대한 가설이 아직 유효한 것 아니냐는 의견과 함께 안티바디(anti-body), 즉 항체치료제 작용기전의 부작용 문제는 숙제로 남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우리나라 바이오기업 가운데 아리바이오가 지난 달 23일 경구용 치매치료제 후보물질(AR1001)에 대한 미국 임상3상에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아리바이오의 임상3상은 미국 약 75개 치매임상센터에서 모집하는 총 8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52주간 이뤄집니다.

차바이오텍은 줄기세포 기반의 치매치료제에 대한 임상1,2a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샤페론은 지난 2021년 12월 식약처로부터 임상1상에 대한 승인을 획득했습니다.

파킨슨병에 있어서는 사노피에 기술수출한 에이비엘바이오가 이 달 초 미국에서 임상1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습니다.

회사측은 향후 40명의 참여자를 대상으로 투여를 진행해 ABL301의 안전성과 내약성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또, 지난해 코스닥시장 상장에서 고배를 마셨던 디앤디파마텍이 올해 7월 파킨슨병 치료후보물질에 대한 미국 임상2상 톱라인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베타 아밀로이드가 아닌 타우를 타깃으로 한 치매치료제 개발에서는 메디프론이 전임상 단계인 가운데 싱가포르 바이오텍인 타우알엑스가 임상3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방사성의약품업체인 듀켐바이오는 '레카네맙'의 글로벌 임상시험에서 국내 치매 진단 의약품을 공급했다는 점에서 향후 '레카네맙'의 국내 허가 여부도 관심있게 지켜볼 만 합니다.


양재준 선임기자 jjyang@wowtv.co.kr
레카네맙, 아두카누맙과 다를까...美 보험 등재 '1차 관문' [IPO 프리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