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주식시장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시장을 떠나는 개인 투자자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일주일 간 2조원 어치 주식을 내다판 개인들이 몰려간 곳은 다름 아닌 회사채와 채권형 상품 시장입니다.

김종학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주 대신증권이 온라인으로 내놓은 150억 원 규모 특판 채권이 이틀 만에 한도 소진으로 판매를 종료했습니다.

남은 만기 1년 가량인 AA등급 우량 채권인데다 세전 환산수익률이 5.8%에 달해 단기간 투자자들이 몰린 겁니다.

개인 투자자들은 증권사들이 내놓은 연 5% 안팎(세전 환산수익률) 채권 등 올들어 열흘 만에 9,700억원 규모의 채권을 장외에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올들어 코스피가 한때 2,200선까지 하락하는 동안 개인들이 2조 2천억원을 순매도한 것울 고려하면 이 자금 가운데 상당 금액이 고금리 채권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개인들은 지난해 하반기 우량 회사채와 국공채, 은행채를 15조 원 넘게 사들였고, 새해 들어서도 작년 같은 기간의 30배가 넘는 규모의 자금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민현대 / 대신증권 채권영업본부 책임]

"내년까지 금리가 내려갈 여지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것 같고, 2~3년 전 발행한 저쿠폰 채권들(의) 크레딧스프레드가 벌어지며 굉장히 싸게 나오고 있거든요. 절세형 채권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 같고. 올해 상반기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소액으로 정기예금처럼 만기까지 보유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하거나, 매달 수익을 분배받는 채권형 펀드를 찾는 일반 투자자들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국내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 종목은 지난해에만 40% 가량 증가했는데, 매달 10억원에 불과하던 개인 순매수 규모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900억원 안팎까지 증가했습니다.

[이수진 / KB자산운용 ETF상품팀장]

"최근 한계 기업의 증가, 크레딧 스프레드 확대 등을 볼 때 시장의 위험이 언제 커질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우량 채권을 중심으로 분산투자해야 하는데..개별 채권으로 접근하면 다양한 분산 어려운데 ETF로 접근하면 우량한 채권을 모아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여력들이 높아지는 거죠"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각국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과 국채 공급 축소로 채권 금리 하락에 따른 투자 기회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얼라이언스번스틴, SC그룹 등 글로벌 투자자들도 200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한 우량 회사채를 중심으로 올해 채권 수익률이 살아날 가능성에 무게를 뒀습니다.

새해 시작과 함께 주식시장을 빠져 나온 동학개미의 '머니무브'가 더욱 빨라지는 가운데 오는 13일로 다가온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따라 채권 쏠림현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경제TV 김종학입니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
"올해만 주식 2조 매도"…소액채권 몰려간 동학개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