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성적 거두고도 WBC 대표팀 30인 최종 명단서 제외
'학폭논란' 안우진, 끝내 달지 못한 태극마크 "책임감 고려"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은 2022년 KBO리그 최고 투수로 인정받았지만, 생애 첫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은 끝내 무산됐다.

안우진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4일 발표한 2023 WBC 대표팀 30인 최종 명단에서 제외됐다.

조범현 KBO 기술위원장은 이날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과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 자긍심 등으로 삼았다"며 안우진의 대표팀 제외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오랜 기간 고민해서 결정한 엔트리"라며 "부상 등 이슈를 안고 있는 선수들만 교체 가능성이 있다"며 추후 안우진 발탁 여지에 관해 선을 그었다.

'학폭논란' 안우진, 끝내 달지 못한 태극마크 "책임감 고려"
안우진은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최고의 성적을 거둔 리그 간판 투수다.

30차례 선발 등판해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의 특급 성적을 거뒀다.

탈삼진은 224개를 거둬 고(故) 최동원(1984년·223개)이 갖고 있던 역대 국내 투수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속 150㎞대 강속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중무장한 안우진은 국제무대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10월 방한한 구리야마 히데키 일본야구대표팀 감독은 안우진에 관해 "우수한 선수가 세계에서 활약하는 것을 원하지만, 그런 선수가 WBC에 출전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이길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하기도 했다.

안우진의 기량을 경계하고 있다는 발언이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고교 시절 학교 폭력 이력을 떨쳐내지 못했다.

그는 휘문고 재학 시절 야구부 후배들을 폭행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자격정지 3년 징계를 받았고,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아마추어 대회에 영구적으로 출전할 수 없게 됐다.

WBC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라 출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KBO 기술위원회는 끝내 안우진을 호명하지 않았다.

최근 과한 학교폭력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주장한 안우진의 행동이 자충수가 됐다는 의견도 있다.

안우진은 2022시즌이 끝난 뒤 WBC 대표팀 승선을 겨냥해 "학교폭력이라는 네 글자의 주홍글씨로 진실을 덮는 건 아니다"라는 의견문을 발표했고,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 4명 중 3명의 '과도한 폭력은 없었다'는 내용의 진술 조서를 공개했다.

여론은 싸늘했다.

오히려 안우진은 학교 폭력을 가볍게 여기고 피해자들에게 2차 가해를 가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았다.

야구인과 언론도 안우진을 외면했다.

그는 최동원기념사업회가 주관하는 최동원상과 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가 선정하는 일구상, 스포츠 전문 언론사 시상식 후보 명단에서 줄줄이 제외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