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불편했던' 공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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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5세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는 2013년 교황직을 사임하면서 후임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가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바티칸에 남아 '두 교황'이라는 이상한 공존 체제를 이어갔다.
특히 베네딕토 16세는 사임 후 본명인 요제프 라칭거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베네딕토 16세 명예교황'이라는 명칭과 교황의 상징인 흰색 교황 의복을 사용했으며, 바티칸에 남아서 생활했다.
6세기만에 베드로의 왕좌를 포기한 최초의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세상에서 숨어' 바티칸에 위치한 조용한 수녀원에서 사색과 학술 연구의 삶을 영위하기로 맹세했었다.
하지만 약속과는 달리, 사제의 성추행과 같은 민감한 문제에 개입하고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 가능성에 반대하는 등 여러 사안에 목소리를 내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는 이견을 보여왔다.
천주교 내부의 극보수들은 베네딕토 16세를 프란치스코 교황 면전에서 신학적 정통성의 상징으로 만들었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난했다.
이는 처음부터 일부 예견된 일이었다.
전문가들은 사임하는 교황의 역할에 대한 정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이둘 교황 간에 긴장이 촉발될 수 있다고 지적해 왔었다.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후 건강 문제와 연로한 연세까지 고려하면, 최근 명예교황의 여러 사안에 대한 개입은 의심스러우며, 그가 원하지 않았더라도 프란치스코 교황을 반대하는 사람들에 의해 조작된 것일 수도 있다는 리처드 게일라르데츠 보스턴 칼리지 교수의 분석도 있었다.
이탈리아 자유종교 위원회 수장인 프란체스코 마르지오타 브롤리오 역사가는 "(두 교황의 불편한 공존과) 같은 문제가 다시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건강의 문제가 있고 교황 역할을 수행할 수 없어 사임하는 교황이 있다면, 사임 후 명예교황으로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정확하게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제부터라도 은퇴하는 교황은 교황의 휘장과 바티칸에 남는 것을 포기해야 하는 것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암비토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