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KT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이 벌어질 경우 구현모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략적 제휴 관계에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신한금융그룹을 비롯해 KT 우리사주, 외국인 투자자 등 우호 지분 때문이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KT는 국민연금이 10.74% 지분을 보유한 최대 주주다. 이어 현대차(4.69%), 현대모비스(3.1%)를 합친 현대자동차그룹이 7.79% 지분을 갖고 있다. 3대 주주는 신한은행·신한라이프·신한투자증권 등 신한금융그룹(5.58%)이다.

KT는 구 대표 재임 중인 작년부터 현대차, 신한은행 등과 협업을 늘려왔다. 신한은행과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디지털 전환(DX) 관련 사업 전반을 함께하고 있다. 지난 4월엔 4700억원어치 지분을 맞교환해 혈맹관계를 구축했다. 현대차와도 마찬가지다. KT와 현대차는 9월 총 7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교환했다. 양사는 차세대 핵심 신사업으로 꼽히는 자율주행, 도심항공교통(UAM) 분야 등에서 협력하고 있다. 2·3대 주주가 구 대표 편에 설 가능성이 큰 이유다. 현대차와 신한 계열 지분율을 합하면 국민연금을 앞선다.

나머지 주주에서도 구 대표가 우세한 편이라는 분석이다. 43.51%에 달하는 외국인 투자자도 구 대표에게 우호적이라는 게 증권업계의 중론이다. 외국인은 주가나 배당 성향 등을 최우선으로 보기 때문이다. KT 주가는 올해 증시 하락에도 11.53% 상승했다. 국내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올랐다. 김홍식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구 대표가 연임하면 투자자들의 기대에 맞춰 향후 배당과 지배구조 개편에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주 우선 정책을 기반으로 배당금을 책정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구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다른 후보와) 경쟁하겠다는 게 기본 생각이고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KT를 더 키워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며 “다음 3년간은 KT의 디지털플랫폼(디지코) 전환을 한 차원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한결/서형교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