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임승차 손실분 정부가 보전해야"
교육청·시립대 추경 가능성 열어…TBS 재지원은 "고려 안 해"

김현기 제11대 서울시의회 의장은 서울시가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고려하는 것과 관련해 "요금 인상이 능사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분을 지원해주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시의회가 내년도 서울시립대 예산을 100억원가량 삭감한 것은 학교와 교직원에게 울리는 일종의 '경종'이라며 스스로 쇄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학생들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2024년부터 폐지 예정인 TBS에 대한 서울시의 예산 지원이 되살아날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의회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다음은 김 의장과의 일문일답.
[신년인터뷰]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지하철 요금, 인상이 능사아냐"
-- 2022년 시의회 활동을 평가한다면.
▲ 선택과 집중을 해야 했다.

대표적으로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안)'와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 조례(안)'를 처리했다.

또 기초학력 평가 시스템을 구축하고, 불요불급하며 이념 편향적인 시 교육청 예산을 과감하게 삭감했다.

큰 틀에서 시민이 부여한 의무를 잘 수행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 내년 시의회 활동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 잘못된 조례는 개정하거나 폐지하는 등 비정상을 정상화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또 내년 경제가 어렵다니까 시의회도 시민의 살림살이, 특히 사회적 약자에 대한 충분한 배려에 관심을 가지겠다.

교육 행정에서는 서울교육학력향상특별위원회를 구성하려고 한다.

학교 급식도 근본적인 제도 개선을 할 것이다.

학교 급식을 교장이 아닌 학부모가 선택하는 방식 등을 고민하고 있다.

-- 내년도 시 예산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은.
▲ 시가 예산안을 제출할 즈음 이태원 참사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이태원 참사에서 드러난 문제점에 대한 내용이 미흡하지 않나 싶다.

시가 시민안전과 관련해 직제 조정 등을 하면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

-- 시 교육청의 예산은 5천688억원이 삭감됐는데 추경에서 다시 살아날 수 있나.

▲ 본예산에서 삭감된 건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추경에 반영할 수 없다.

다만, 시 교육청에서 예산 편성이 잘못된 점을 시인하고 보완이 필요하다고 요청하면 검토하겠다.

꼭 필요한 예산을 새로 편성하면 당연히 긍정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

-- 추경한다면 시기는.
▲ 추경은 본예산이 통과되고 나서 시간이 지나야 한다.

최소한에 한 분기 정도 흘러야 판단할 수 있다.

-- 시립대 내년도 예산이 100억원가량 삭감됐는데 일부 복원될 가능성은.
▲ 시립대 예산 삭감은 경종을 울린 것이다.

시립대 구성원들이 지금까지 너무 안주했고 도덕적 해이에 빠져 있었다.

정상적인 발전을 위해 쇄신책을 마련하라는 의미다.

시립대를 정상화해 제대로 된 대학, 시민에게 사랑받는 대학으로 만들어야 한다.

-- 학생들은 내년부터 등록금이 오르지 않을까 우려하는데.
▲ 당장 올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미 이 제도를 알고 입학하는 학생에게 무리하게 적용할 수 없다.

기존 학생에게는 등록금을 더 받더라고 그에 상응하는 장학금을 줄 것이다.

학생들에게는 절대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할 것이다.

-- 시립대가 내놓는 자구안에 따라 지원금이 회복될 가능성은.
▲ 부인하지 않겠다.

항목별로 예산을 삭감한 게 아니라 큰 틀에서 뭉뚱그려 한 것이라 조정이 가능하다.

나의 가장 큰 철학은 포퓰리즘을 걷어내자는 것이다.

학교 현장에 포풀리즘이 들어가선 안 된다.

- 시의회가 기초학력을 검사하는 학교에 인센티브를 주는 조례를 추진 중이다.

일부에서 '줄 세우기'란 비판도 나오는데.
▲ 서울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로 활용하자는 취지다.

의사가 진단이 정확해야 처방을 하지 않겠나.

성적을 공개할 필요도 없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우리가 제대로 만들어주자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 TBS 지원 조례가 폐지돼 2024년부터 시 지원이 중단된다.

TBS가 개선책을 마련할 경우 다시 지원할 가능성은.
▲ TBS는 충격요법이 아니다.

TBS는 교통방송으로서 목적을 달성했고, 조직으로서 수명을 다했으니 역사에서 사라져야 한다.

다만, 그대로 사라지기에는 아쉬우니까 민간방송으로 전환해서 독자생존을 하면 된다.

시의회에서는 재지원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

-- 서울시가 지하철 요금 인상을 고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입장은.
▲ 대중교통 요금 인상은 서울시만의 문제가 아니고 물가와 관련된 중요한 정책이다.

현재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운영하는 지하철(국철)의 무임승차 요금은 정부가 지원하면서 서울 등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하철에 안 해주는 건 이중잣대다.

요금 인상이 능사가 아니라 중앙정부가 재정 지원을 해주는 게 맞다.

서울교통공사의 무임수송 손실 비용은 전체 손실분의 약 30%가 된다.

그 정도는 정부가 지원해주고, 나머지는 공사가 경영합리화를 통해 메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 가장 좋아하는 사자성어가 '동주공제'(同舟共濟·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물을 건넌다)다.

어려울 때 힘을 합쳐야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민경제도 어렵고 국가경제도 어려운 때이니 모두가 힘을 합쳐서 가야 한다.

어려운 경제 상황을 고려해서 시민의 안전과 편익, 복지 증진을 위해 여야가 힘을 합쳐서 필요한 제도를 만들고 예산을 확보해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 찾아가겠다.

[신년인터뷰]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 "지하철 요금, 인상이 능사아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