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해연·이일화·서지석 출연…스티븐 킹 원작 무대로 옮긴 서스펜스 스릴러물
황인뢰 연출 "긴박감 높이려 세밀한 곳까지 애 많이 썼다"
연극 '미저리' 세 번째 주역 김상중 "네 번째는 안 하렵니다"
"다음엔 하지 말아야지 다짐했는데 기억이 없어져서 재연도 하고 세 번째 공연도 하게 됐네요.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연극이 참 좋아요.

네 번째는 절대 안 하려고요.

하하."
배우 김상중(57)이 연극 '미저리'의 주역 폴 셸던 역을 세 번째로 맡아 열연 중이다.

'미저리'는 교통사고를 당한 인기 소설가 폴 셸던을 간호사 출신인 그의 광팬 애니 윌크스가 구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물. 스티븐 킹이 1987년 발표한 소설을 각색한 영화가 흥행하자 2015년 연극으로 만들어져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한 이래 꾸준히 인기를 끌어왔다.

브로드웨이 초연의 폴 셸던 역은 스타배우 브루스 윌리스가 맡았다.

국내 초연부터 폴 셸던 역으로 객석 점유율 90%의 티켓파워를 보여준 김상중은 다시 같은 역으로 출연한다.

김상중은 27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열린 언론 사전시연회 겸 기자간담회에서 "연극은 드라마나 영화처럼 녹화해서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게 아니라 할 때마다 달라진다"면서 "공연이 잘될 때도 있고 잘 안될 때도 있는데, 개선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다"고 했다.

초연부터 김상중과 호흡을 맞춰온 길해연(58)도 이번에 세 번째로 애니 윌크스 역할을 맡았다.

그는 "극 중 애니의 나이가 정해져 있지 않은데, 황인뢰 연출과 '나이 여든이 되어서도 애니 역할을 하면 얼마나 새로울까'하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배우가 한 역할을 맡아서 같이 나이 들어간다는 게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상중에게 "우리 기억 상실해서 다시 또 무대에서 만나자"며 웃었다.

연극 '미저리' 세 번째 주역 김상중 "네 번째는 안 하렵니다"
김상중·길해연 외에 폴 셸던 역에는 연극 무대에 처음 도전하는 배우 서지석이, 애니 윌크스 역에는 tvN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에서 '덕선 엄마' 역으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준 이일화(51)가 더블캐스팅 됐다.

이일화는 "전에 공연할 때 '미저리'를 봤는데 역할에 욕심이 났다.

작년에 몸이 아파서 고민을 좀 했는데 이렇게 인연이 돼 무대에 서게 됐다"며 "사랑 때문에 집착하는 애니 윌크스의 모습을 미쳐가며 연기해보고 싶다"고 했다.

주로 TV 드라마에서 볼 수 있었던 서지석이 연극 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다.

그는 "연극 미저리에 도전하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김상중 선배였다"며 "황인뢰 연출에게도 조금의 고민도 없이 적극적으로 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걸출한 배우들의 호연과 더불어 이 작품의 회전 무대를 활용한 미장센과 음산한 분위기의 음악과 음향효과는 극의 긴장도를 한껏 끌어올린다.

스타 드라마PD 출신인 황인뢰 연출은 "이번이 세 번째 공연이어서 좀 더 진보된 작품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했다"면서 "한국의 연극 중에 서스펜스를 강조하는 연극이 흔하지 않은데, 관객들이 긴박감을 느끼며 볼 수 있도록 세밀한 곳까지 애를 많이 썼다"고 했다.

연극 '미저리'는 내년 2월 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연극 '미저리' 세 번째 주역 김상중 "네 번째는 안 하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