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풍향계] 산타랠리 기대 무산…연말 2,300선이나 지킬까
주식 투자자들의 기대와 달리 연말 증권가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다.

산타 랠리(연말 소비 증가에 따른 실적 개선 기대감으로 지수가 반등하는 현상) 기대감은 낮아지고 내년 경기 침체 우려는 깊어져서다.

올해 달러, 원유 등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자산의 가치가 하락한 가운데 투자자들의 시선은 막바지에 접어든 증시가 반등으로 마무리할지에 쏠려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23일 2,313.69로 마감, 지난 16일 종가(2,360.02)보다 1.96% 하락했다.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 5일 2,419.32를 기록한 이후 약세를 지속해 2,300 부근까지 떨어졌다.

이는 작년 폐장일 코스피 종가 2,977.65에 600포인트 이상 밑도는 수준이다.

올해 폐장일(29일)까지 남은 4거래일에 산타 랠리가 올지, 코스피가 2,300을 내줄지 관심이 쏠린다.

시장 주변 여건은 우호적이지 않다.

우선 거래가 한산하다.

통상 연말에는 외국계 운용사들의 북 클로징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는 데다 개인투자자들도 자취를 감춰 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기조와 경기침체 우려가 연말 랠리 기대감을 상쇄했다"며 "심리지표들은 산타 랠리 기대가 약화한 상황을 반영한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심리를 보여주는 고객예탁금은 연초 70조원대에서 45조원대로 급감했다.

활동계좌 수가 늘어난 만큼 계좌당 예탁금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밑돈다.

또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과세 시행이 2년 유예됐지만, 양도소득세 대상 대주주 기준이 현행 10억원으로 유지돼 큰 손 개인 물량이 나올 우려도 있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세제 관련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나 크지 않을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증시는 경기와 유동성 등으로 움직이는데, 내년 경기 위축 우려가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실적 모멘텀도 기대하기 어렵다.

연간으로 보면 마지막 4분기는 실적 충격이 반복되는 시기인데다 경기 사이클상으로도 침체 양상이 나타나는 시점이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주요 기업 실적도 경기하강을 확인하는 성격의 재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 해 마지막 주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대외 지표는 눈에 띄지 않는다.

국내에선 한국은행이 오는 28일 기업 체감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1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경제심리지수(ESI)'를 발표하고 29일 통계청이 11월 산업활동동향을 발표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말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할 만한 대외 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지만, 경기에 대한 우려의 시각은 짙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국내 기초여건(펀더멘털)을 볼 수 있는 산업생산과 소매 판매, 수출 등 월간 주요 지표는 대체로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 세계 통화당국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도 시장은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를 하고 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침체 우려가 짙어지는 점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실적 모멘텀이 없는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정책 테마로 쏠릴 가능성이 있다"며 "금투세 시행 유예 결정과 정부의 내년 경제정책 방향 등에 기대감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올해 남은 장세는 급반전보다 현상 유지에 가까워 방어적인 대응이 유리하다"며 "시선은 내년으로 향하며 이익 전망이 긍정적인 업종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주간 코스피 변동 폭으로 2,310∼2,410을 제시했다.

이번 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이벤트 일정(한국시간)은 아래와 같다.

▲ 26일(월) = 미국 뉴욕증시 크리스마스 휴장
▲ 28일(수) = 미국 10월 S&P·CS 주택가격지수
▲ 29일(목) = 한국 11월 산업활동동향
▲ 30일(금) = 한국 연말 휴장, 한국 12월 소비자물가


/연합뉴스